민주당-우리당, 호남 곳곳서 대격돌 예상

'교두보 확보' 위한 경쟁 치열...전북정읍·광주동구 등 관심

등록 2004.03.10 03:16수정 2004.03.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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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북지역에서 우리당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세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사진은 지난 1월 열린 우리당도지부장 선출대회)

전북지역에서 우리당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세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사진은 지난 1월 열린 우리당도지부장 선출대회)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17대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호남지역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중 어느 정당이 선택받을지 관심이다. 호남은 DJ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지역으로, 그 '선택'이 가지는 정치적 의미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전국적으로 우리당은 소위 '정동영 효과' 덕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하향 곡선을 그리거나 답보상태에 있는 형편이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호남 자민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의 처지는 좋지 못한 편이다.

전남, 민주당 우세...전북, 우리당 상승세 지속

그러나 호남지역 지지세는 광주전남-전북지역으로 양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우리당은 창당 초기에 비해 상승곡선을 그려왔지만 민주당의 지지세는 여전하다. 반면 광주전남지역과 함께 과거 민주당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던 전북지역에서는 우리당이 민주당의 지지세를 뒤엎고 있다.

실제 <내일신문>-한길리서치가 2월 7일∼8일 실시한 조사결과에서 이 같은 양분 현상을 엿볼 수 있다.

호남지역 유권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우리당 27.1%-민주당 24.2%로 우리당이 다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를 지역별로 세분화하면, 전북지역은 우리당 29.5%-민주당 16.1%로 우리당이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반면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민주당 29.0%-우리당 25.6%로 민주당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이미 전북지역은 우리당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홍 소장은 "결국 호남지역 전체적으로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우리당과 민주당이 세싸움을 하고 있다"고 덧붙었다.

이 같은 지역별 양분현상은 이전에는 보기 힘든 경우다. 이는 지지세를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현역 의원이나 신진 인사의 존재여부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우리당, 광주전남지역 '확실한 간판'없어...민주당, 공천인물 변수


a 민주당은 여전히 광주전남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8일 발의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사진은 지난 2월열린 관권선거광주규탄대회 모습)

민주당은 여전히 광주전남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8일 발의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사진은 지난 2월열린 관권선거광주규탄대회 모습)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한 중앙일간지 기자는 "변수가 많아 아직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지만 광주전남의 경우는 우리당이 바람을 일으킬 만한 인물이 없다"며 "물갈이 여론은 비등하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북의 경우 소위 '정동영 효과' 를 톡톡히 보고 있다"면서 "전북지역은 광주전남지역에 비해 과거 'DJ'에 대한 지지나, 지역색이 없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어느 지역보다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광주전남 총선민심은 민주당에 대한 애증이 뒤섞인 가운데 '일당 체제'에 대한 거부로 '정치세력 교체'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당은 민심을 잡아챌 '간판급 교체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 우리당 광주시지부 한 관계자는 "우리당이 민주당과 똑같다는 인식이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다"면서 "민주당과 다른 우리당의 차별성을 크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인물군이 약하다는 평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당 전북도지부 박노훈 사무처장은 "전북지역에서 우리당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밑바닥까지' 엎지는 못했다"면서 정동영 우리당 의장의 '전국구 출마 여부'에 대해 "전주 덕진에 출마해서 (우리당)바람을 일으켜 광주와 전남에 역풍이 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그는 "광주와 전남지역의 '북풍(민주당 지지세)'을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었다. 이러한 주장은 양당 사이에 광주전남지역과 전북지역의 지지세 양분 현상에 근거한 것으로, 돌출 변수가 생길 경우 전통 민주당 지지세력과 절반에 가까운 부동층이 민주당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어떤 인물을 공천하느냐'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갈이론'에 대해 민주당이 '얼마나 화답하느냐'는 과거 민주당 지지자들을 '재집결' 시키는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절반 가까운 부동층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 총선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민주당-우리당의 대진표가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두 당은 '교두보 확보'와 '수성'을 놓고 호남지역 곳곳서 각축전을 벌일 태세를 갖춰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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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정치스승'과 영원한 'DJ맨'의 맞대결


교두보 확보 놓고 곳곳서 빅매치 예상

a 박상천(민주), 장영달(우리),김옥두(민주),한화갑(민주) 의원. 민주당과 우리당은 호남 곳곳에서 빅매치를 치를 예정이다.

박상천(민주), 장영달(우리),김옥두(민주),한화갑(민주) 의원. 민주당과 우리당은 호남 곳곳에서 빅매치를 치를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전남 목포는 'DJ의 정치적 연고성'을 누가 이어갈 것인지 관심이 가는 지역이다.

특히 DJ일가의 정치적 배경이었던 목포는 김홍일 민주당 의원이 전국구로 옮기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현재 우리당은 민주당을 탈당, 우리당에 입당한 김대중 전 목포시의회 의장을 후보로 확정해 공략에 나섰다. 6명이 공천을 신청한 민주당은 아직 공천자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전남 광양구례는 초선의원인 정철기 민주당 의원에 맞서 우리당은 정치신인 우윤근 변호사가 나섰고 순천의 경우 청와대 전 비서관 출신인 서갑원 우리당 공천자가 조순용, 노관규, 이기우 등 민주당 경선후보와의 일전을 기다리고 있다.

'호남중진 퇴진론'의 대상으로 지목된 바 있는 박상천(보성고흥), 김충조(여수갑), 한화갑(무안신안) 등 호남 중진의원들의 승리 여부와 수성 여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또 영암장흥은 김옥두 의원의 민주당 공천여부도 관심이다.

'호남정치 1번지'라 일컬어지는 광주동구은 광주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빅매치 예상지역이다.

물론 아직 두 당의 공천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각 당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선거 양상이 달라질 수 있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김경천 의원-김대웅 전 고검장-구해우 광주평화개혁포럼 대표가, 우리당은 양형일 전 조선대총장-노인수 변호사- 이윤정 전 시의원- 박현 변호사가 경선에 나서 본선 진출을 위한 활동을 하고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정읍, 전주 완산갑, 익산갑 지역 등이 빅매치 예상지역으로 뽑히고 있다.

특히 정읍은 윤철상 민주당 의원과 김원기 우리당 상임고문의 현역 맞대결이 관심이다. '노무현의 정치스승' 김 고문은 '여권실세가 의원이 돼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DJ맨' 윤 의원은 DJ(정부)에 대한 전통 지지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전주 완산갑에서는 민주당은 국민의정부 경찰청장을 지낸 이무영 전 청장을 간판으로 내세워 우리당 장영달 의원의 지역구를 공략하고 있다.

부안고창, 완주임실 등도 현역의원 승리의 여부가 관심이다. 익산을에서는 이협 민주당 의원과 우리당 단수후보로 추천된 조배숙 전 의원간의 격돌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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