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김희수
- 여성의 빈곤화가 매우 시급한 문제로 떠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여성의 경제적 자립은 여성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여성부는 여성 취업, 일자리 창출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여성부 예산의 40%를 일자리 마련에 할애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성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노동부, 재경부에서 여성 취업, 실업, 창업 문제 등을 다룰 때 여성적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이 우리 부서가 할 일이다.
올해는 여대생 맞춤식 교육, 취업, 인력개발센터, 주부들 교육 강화, 창업 지원에 관심을 기울이려고 한다. 지난해 일자리 관련 부문에 1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올해도 100억 원을 책정하고 노동부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비정규직 여성 문제 해결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라고 노동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 여성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각 부처별로 협조를 얻어야 가능하다.
현재 다행스런 것은 각 부처간 장벽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처별 국장급 간부를 교환하는 것도 부처간 장벽 허물기의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앞으로 모든 업무를 한 부처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부처가 동참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쥐꼬리 예산에 영향력 어림반푼...여성부 업무영역 확대 필요
- 장관의 입장에서 구상하고 있는 몇 년 후 여성부의 방향성과 정체성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여성부가 양성평등, 차별개선, 여성 능력 개발, 직장과 가정 양립, 남녀차별 문제만 다루는 것은 제한적이다. 행정부에서 일하면서 역할이 너무 고정되고 축소되면 총괄조정업무를 하는 데 힘이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여성부에 굉장한 법률적 권한이 주어진다 해도 예산이 적으면 실제로 영향력을 미치기 힘들다.
행정규모로서도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장관이 되기 전에는 차별개선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장관이 된 이후에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여성부가 신설된 지 3년이 지났다. 성희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높아졌다고 본다. 이 시점이면 여성부 업무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지 장관을 보고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는 장관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참여정부 1년에 대해 평가한다면?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 따로 (대통령을) 만난 적도 없다. 내가 갖고 있는 개혁 이미지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노 대통령은 원칙주의자다. 본인이 손해를 봄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지킨다. 정치인 가운데 노 대통령처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은 철학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최근 실시한 참여정부 여성 평가에서 여성부가 건강가정기본법 제정 과정에 있어 양성평등 정책 전담 부서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입장은?
“건강가정기본법을 제정할 때 여성부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점을 일부분 인정한다. 가족과 관련된 말만 나오면 복지부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개진하지 못했다. 우리는 평등가족기본법을 만들어 복지부에 제안했는데 복지부에서 일부만 받아들였다. 여성단체가 이런 상황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 지난해 여성부는 전국가족조사사업을 벌이는 등 여러 가지 연구 조사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그 결과물이 비용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그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우리 부에서 연구 용역을 준 프로젝트에 관해서 매우 엄격하게 관리한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연구원들에게 용역을 맡긴다. 예산 규모가 적은 부서이기 때문에 예산 감시는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말이 많았던 가족조사는 발표 당일 준비가 부족해 발표 기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런 점은 시정될 것이다. 꼼꼼히 챙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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