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영순-김창현 후보.민주노동당 제공
국회의원 하겠다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집안이 절단 난다고들 한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에는 두 쌍의 부부가 나란히 이번 총선에 출마해 화제다.
지난 15일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 후보 선출투표에서 3순위에 배정된 이영순(여. 42)씨와 울산 동구의 김창현 전 구청장(남. 42) 부부. 이들은 '부부동반 당선'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영순-김창현 부부, '부부동반 당선' 가능성
김 후보의 상대는 4선의 거물 정몽준 의원으로, '노동자 후보 대 재벌후보'라는 구도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 의원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민노당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접전이 예상된다.
이-김 후보는 두 사람 다 울산동구청장 출신이다. 김 후보는 지난 98년 6·4지방선거에서 민주노총의 지지후보로 추대돼 동구청장에 당선됐으나, 불과 한 달만에 울산지역 재야단체 인사들이 반국가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다는 이른바 '영남위원회'사건으로 구속되면서 99년 3월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때 보궐선거에 나선 것이 부인인 이영순씨.
두 사람은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면서 처음 만났으며, 같이 노동현장에 위장취업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남편이 울산동구청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울산 여성실업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는 등 활발한 지역운동을 벌여 김 후보의 구속으로 실시된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배경이 됐다.
이 후보는 99년 10월 보궐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12만744명, 투표자 6만8027명(투표율 56.34%) 중에서 3만1014표(45.87%)를 얻어 상대후보들을 1만표 이상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현재 민노당 울산시지부 여성위원장인 이 후보는 이번 비례대표에서 여성후보 중 2위를 차지했고, 여성후보를 홀수번호에 배치하는 원칙에 따라 여성부분 1위 심상정 후보와 일반부분 1위 단병호 후보에 이어 3순위에 자리잡았다. 민노당이 정당지지율 5%만 득표해도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부부가 같이하고 당선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이 다 해먹느냐'는 말이 나올까봐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울산지역에서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울산의 명예를 드높이는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지방분권에 관심이 많다"며 "당선된다면 행정자치위원회에서 구청장경험을 살려 활동하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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