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은 부부 모두 출마해도 집안이 멀쩡하다

[화제] 울산 이영순-김창현 후보... 서울 홍승하-김단성 후보

등록 2004.03.17 21:36수정 2004.03.18 18:14
0
원고료로 응원
왼쪽부터 이영순-김창현 후보.
왼쪽부터 이영순-김창현 후보.민주노동당 제공

국회의원 하겠다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집안이 절단 난다고들 한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에는 두 쌍의 부부가 나란히 이번 총선에 출마해 화제다.

지난 15일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 후보 선출투표에서 3순위에 배정된 이영순(여. 42)씨와 울산 동구의 김창현 전 구청장(남. 42) 부부. 이들은 '부부동반 당선'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영순-김창현 부부, '부부동반 당선' 가능성

김 후보의 상대는 4선의 거물 정몽준 의원으로, '노동자 후보 대 재벌후보'라는 구도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 의원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민노당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접전이 예상된다.

이-김 후보는 두 사람 다 울산동구청장 출신이다. 김 후보는 지난 98년 6·4지방선거에서 민주노총의 지지후보로 추대돼 동구청장에 당선됐으나, 불과 한 달만에 울산지역 재야단체 인사들이 반국가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다는 이른바 '영남위원회'사건으로 구속되면서 99년 3월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때 보궐선거에 나선 것이 부인인 이영순씨.

두 사람은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면서 처음 만났으며, 같이 노동현장에 위장취업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남편이 울산동구청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울산 여성실업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는 등 활발한 지역운동을 벌여 김 후보의 구속으로 실시된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배경이 됐다.

이 후보는 99년 10월 보궐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12만744명, 투표자 6만8027명(투표율 56.34%) 중에서 3만1014표(45.87%)를 얻어 상대후보들을 1만표 이상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현재 민노당 울산시지부 여성위원장인 이 후보는 이번 비례대표에서 여성후보 중 2위를 차지했고, 여성후보를 홀수번호에 배치하는 원칙에 따라 여성부분 1위 심상정 후보와 일반부분 1위 단병호 후보에 이어 3순위에 자리잡았다. 민노당이 정당지지율 5%만 득표해도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부부가 같이하고 당선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이 다 해먹느냐'는 말이 나올까봐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울산지역에서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울산의 명예를 드높이는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지방분권에 관심이 많다"며 "당선된다면 행정자치위원회에서 구청장경험을 살려 활동하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홍승하-김단성 부부 "당원들이 모은 돈으로 하는 선거…집안 거덜날 일없어"

왼쪽부터 홍승하-김단성 후보.
왼쪽부터 홍승하-김단성 후보.민주노동당 제공
이-김 후보가 비례대표와 지역구로 나뉘어서 출마하는 데 비해 홍승하(36. 여) 후보와 김단성 후보(38. 남)는 각각 영등포갑구와 강서을구에서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 홍 후보는 민주당 김민석 후보와 김 후보는 현역인 김성호 의원을 이기고 공천권을 따낸 열린우리당 노현송 후보와 맞붙게 됐다.

지난 2001년부터 지구당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홍 후보는 지난 4월 양천을 보궐선거과정에서 당시 강서을 지구당 사무국장이던 김 후보를 만나 지난해 9월에 결혼했다.

부인인 홍 후보는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후보로 선출됐다. 남편 김 후보는 98년 구의원과 2002년 시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떨어진 바 있어 출마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강서을 지구당 위원장이었던 노회찬 사무총장이 비례대표로 나서면서 다시 출마하게 됐다.

두 사람은 두 달 전에 첫 아이를 낳아, 선거운동과 함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홍 후보는 "아이는 시어머니가 맡아주셔서 다행이지만 출산 이후 보육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느끼게 된다"며 "남편은 두 번 지방선거 출마경험이 있어서 선거 노하우, 민심동향 등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부부가 모두 나섰는데 집안 거덜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보수정당들이야 이런데 저런데서 돈 걷어다 많이 쓰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야 당원들이 내는 돈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2. 2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3. 3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4. 4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5. 5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