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면전 선포 "참는데도 한계"

17일 밤 라디오-TV 통해 연속 강경 논평

등록 2004.03.17 21:41수정 2004.03.1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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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8일 새벽 1시56분]

"비이성적 언론관을 개탄한다" 라디오에 이어 TV에서도 강경 논평


17일 자정 <24시뉴스>에서 논평을 하고 있는 정일윤 해설위원.
17일 자정 <24시뉴스>에서 논평을 하고 있는 정일윤 해설위원.
MBC가 탄핵정국과 관련해 방송의 공정성을 문제삼고 있는 2야와 일부 보수신문에 대해 정면대응 의사를 분명히 했다.

17일 저녁 8시 라디오뉴스를 통해 처음 강경한 논조의 논평을 내 관심을 끌었던 MBC는 4시간 뒤 자정 TV뉴스인 <뉴스24>에서도 같은 내용을 방영했다. 라디오에 이어 TV로도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뉴스24>는 '비이성적 언론관을 개탄함'이라는 제목으로 라디오 논평과 같은 내용을 내보냈다. 이번 논평 역시 정일윤 해설위원이 맡았다.

신문의 사설에 해당되는 방송뉴스 논평은 해당 방송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2야와 보수신문의 공세에 대한 MBC의 행보가 주목된다.



[1신: 17일 밤 9시41분]


17일 밤 MBC 라디오 강경한 논평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탄핵정국에서 비이성적 언론관을 드러냄으로써 꿩만 놓친 게 아니라 알까지 깨고 있다."

MBC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방송의 공정성을 문제삼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향해 강력한 경고성 논평을 냈다.

MBC는 17일 저녁 8시 라디오뉴스 'MBC논평'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언론관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또 야당의 주장을 되받아 크게 보도하고 있는 일부 신문도 거론했다. 그동안 방송이 이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

MBC는 이날 논평에서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포문을 연 뒤 "(야당과 일부 신문이)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본질상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침묵과 겸양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작심한 듯 야당의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도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핵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두 야당은 자민련까지 끌어들여 탄핵안을 기어이 가결시켰습니다. 국민 여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 두 야당의 지지율 급락은 바로 이 여론의 또다른 표현에 불과합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가감없이 보여준 방송 탓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두 야당은 방송 때문에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MBC는 또 탄핵역풍을 언론탓으로 돌리는 야당에게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개탄했다. 이어 여론조작설과 관련 "방송을 장악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생각을 정말로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응답자의 78%가 '탄핵보도는 국민여론을 반영한 보도'였다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조사결과를 인용한 MBC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탄핵정국에서 비이성적 언론관을 드러냄으로써 꿩만 놓친 게 아니라 알까지 깨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MBC 라디오의 이날 논평은 정일윤 해설위원이 맡았다.

다음은 MBC 라디오 <저녁 8시뉴스>의 'MBC논평' 전문이다.

"탄핵정국에서 방송의 공정성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할 말이 많지만 언급 자체를 자제해왔습니다. 당사자로서 가능한 말을 삼가야 한다는 판단에 앞서 무엇보다 언급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참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방송사를 항의 방문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일 이 문제를 거론하고 일부 신문이 이를 되받아 크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본질상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를 거듭 강조함으로써 수용자 즉 국민들에게 중요한 사실로 인식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침묵과 겸양만이 능사는 아니라는데 생각이 미칩니다. 기억을 잠시만 되돌려봅시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도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핵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두 야당은 자민련까지 끌어들여 탄핵안을 기어이 가결시켰습니다. 국민 여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 두 야당의 지지율 급락은 바로 이 여론의 또다른 표현에 불과합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가감없이 보여준 방송 탓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두 야당은 방송 때문에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한걸음 나아가 여론조작설까지 유포하고 있습니다.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직도 방송을 장악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생각을 정말로 하고 있는지 묻고 싶어집니다.

참고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여론조사를 인용하자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편파보도였다는 답변은 21%에 불과합니다. 78%는 국민여론을 반영한 보도였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탄핵정국에서 비이성적 언론관을 드러냄으로써 꿩만 놓친 게 아니라 알까지 깨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MBC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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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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