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때 심판하자'는 마스크를 쓴 시민.오마이뉴스 권우성
동화면세점 앞 촛불문화제 현장엔 가수와 시민들의 노래로 흥겨운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꽃다지' '나팔꽃' 등의 공연과 시민들의 노래가사바꿔부르기 코너가 번갈아 진행되면서 신명나는 노래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래 중간에는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이날 무대에 오른 조춘제(64)씨는 "나에게 딸이 셋 있는 데 큰 딸은 의사, 둘째 딸은 약사, 셋째 딸은 간호사인데, 이 딸들이 탄핵안이 가결된 날부터 매일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 시민들을 별볼일 없는 사오정이나 이태백이라고 폄하하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조씨는 "한나라당, 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더니 방송을 탄핵하고 이제는 국민까지 탄핵하려한다"며 "지금의 방송사는 옛날의 어용방송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민들은 무대에 오른 꽃다지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열창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흔들며 합창했다.
[3신 :19일 밤 8시10분]
"정의의 이름으로 너희를 용서치 않겠다"
동화면세점 앞에서 울려퍼진 세일러문의 '노가바'
"정의의 이름으로, 여성의 이름으로, 너희를 용서치 않겠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만화영화 '세일러문'의 주제곡에 가사를 바꾼 노래가 등장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의 주요 코너중의 하나인 노래가사바꿔부르기 무대에 오른 여성 6명은 자신들이 직접 바꾼 노래 가사 복사본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열창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촛불문화제에 나왔다"는 이영찬(34)씨는 "참석하지 못한 날 뉴스를 통해 현장에 있는 시민들을 보면서 큰 죄책감을 느꼈다"며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고 첫 마디를 뗐다. 이어 이씨는 "우리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느냐, 특정 정당을 욕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느냐"며 "이 문제는 친노냐 반노냐가 아닌 민주주의냐 반민주주의냐를 심판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씨는 "아직도 척결되지 못한 잔재세력들이 우리가 피땀으로 만든 민주주의를 뒤엎기 위해 지금의 의회 폭거를 일으켰다"면서 "4.15총선때까지 이 마음과 열정을 잊지말고 분명히 심판하자"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날 문화제에는 그룹 '자전거를 탄 풍경'과, 노래패 '꽃다지', '나팔꽃' 등이 공연을 할 예정이어서 흡사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할 것으로 보인다.
밤 8시 현재 시민은 1500여명으로 불어났다.
▲'눈동자 머리띠'를 쓴 시민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촛불을 든 손을 불어가면서 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 | "우린 퇴근 뒤 촛불문화제에서 모여요" | | | 각종 모임, 단체 참여자들 눈길 | | | | 어제(18일)에 이어 이날도 각종 모임이나 단체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87년 6월 항쟁 다음해인 88년 결성된 '나라사랑청년회' 회원 7명은 이날 퇴근 후 함께 참석했다. 이 모임의 회장인 김종수(31. 회사원)씨는 "회원들이 직장을 마치고 참석하다보면 8시쯤 현장에서 만나게된다"며 "자연스럽게 약속도 촛불문화제 현장으로 잡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술한잔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최근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 총무의 '이태백 사오정'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당이니 사태를 이지경에까지 만든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한쪽 손에 '국회해산'이라고 적힌 손바닥 모양의 피켓을 들고 있던 김씨는 "거의 매일 오다보니 좀더 재미있게 참여할 방법을 찾아 피켓도 직접 만들게됐다"며 "회원들끼리 내일 20일 대회에는 혼자가 아닌, 선배, 친구, 가족과 함께 나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소모임의 참석도 눈에 띠었다. '이라크파병, 탄핵안 가결'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서아무개(24.대학생)씨는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는 친목 모임이다"라며 "모임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나왔다"고 말했다.
서씨의 곁에 있던 김아무개(21.대학생)씨는 "한일 월드컵 응원전때에도 수백만의 시민이 모였는 데 그보다 더 큰 사안인 대통령 탄핵 가결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어떻게 사그라들겠는가"라며 "탄핵이 무효될 때까지 국민들은 행동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김씨는 "20일 대회에는 개인사정으로 나오지는 못할 것같다"며 "대신 인터넷 생중계를 보면서 현장에 있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 | | | |
[2신 : 19일 밤 7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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