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전국 규모의 촛불집회에 대해 경찰청은 지난 15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야간집회 금지 조항 위반이라며 불법집회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탄핵반대범국민행동'은 문화행사로 치르겠다며 집회를 강행했고, 경찰은 다음날 집회시의 구호 등 정치적 성향이 있다는 이유로 문화행사가 아닌 불법집회이며, 관련자들을 소환할 것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면 그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을 전해주고자 한다.
비교정치학자인 알몬드와 버바는 5개국의 정치문화를 비교하기 위해 네 가지의 이념형으로 정치문화를 분류하였다.
첫째, '지방형 정치문화'는 아직 사회가 미분화된 아프리카 부족사회와 같은 공동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정치문화로서, 아직 정치적 대상에 대한 사고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둘째, '신민형 정치문화'는 국민들이 정부의 권위에 대해 인식하고는 있지만, 수동적인 정향의 상태를 말한다.
셋째, '참여형 정치문화'는 민주정치 구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문화로서, 공동체의식과 일정수준 이상의 정치적 지식, 정치참여가 활발한 상태를 말한다.
넷째, '시민문화'는 민주주의적 산업사회에 조응하는 문화로서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참여적 정치정향을 가지고 있으나, 신민형적인 사람들과 지방형적인 사람들이 함께 섞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정치문화는 '신민형 정치문화'에서 '참여형 정치문화'로 이행중이다. 과거처럼 정치에 대해 수동적인 문화에서,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줄 아는 정치문화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것은 한국정치가 그만큼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어린 아이를 안고 촛불을 밝히는 그들에 대해 과연 정치성을 띤 집회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촛불집회의 정치적 성격을 완전히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정치는 문화가 아니다'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판단한다면, 정치문화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탄핵정국 때문에 분통을 터뜨리는 국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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