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가 없으면 COREA도 없다

국학원 주최 2004 고구려 문화기획전 열어

등록 2004.03.23 10:22수정 2004.03.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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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과 새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고구려지킴이 운동. 1월 중순 유네스코 산하 전문가단체인 ICOMOS에서 중국과 북한의 고구려 유적에 대해 모두 등재권고안이 통과된 후 국민들의 관심은 어느새 멀어진 듯하다. 6월 중국에서 열리는 유네스코회의의 최종 통과 여부가 남아있고 중국은 고구려에 이어 어느새 발해까지 넘보고 있다는 뉴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월 14일 대학로에서 네티즌들이 중심이 되어 고구려지킴이 운동의 일환으로 펼쳐졌던 '천하무적 광개토대왕 행사' 이후 오랜 침묵을 깨고 반가운 소식이 들려 그 현장을 찾았다.

지난 연말 '범국민 100만 고구려지킴이 서명운동' 달성과 '을지문덕 프로젝트'를 통해 고구려운동을 주도했던 국학원에서 이번에는 오랜 준비 기간 끝에 '2004 고구려문화 기획전- 고구려인의 하늘, 땅, 사람'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 유네스코 회의가 열리는 6월 말까지 국민들에게 알리는 운동을 한다.

a 전시관 입구의 천부경과 삼족오

전시관 입구의 천부경과 삼족오 ⓒ 장래혁

이번 고구려 전시회가 열리는 국학원이 위치한 곳은 천안시 목천면. '천안'하면 떠오르는 것은 당연 독립기념관. 하늘 아래 가장 평안한 곳이라는 뜻을 지닌 도시만큼 천안은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유관순 열사가 태어난 곳이고 수많은 독립 투사들의 고향이라는 소식을 접하고서야 왜 독립기념관이 이곳에 설립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한가지 놀란 것은 독립기념관이 위치한 흑성산 반대편에 국학원이 위치하고 있었다. 풍수적으로 독립기념관은 양의 자리에, 국학원은 음의 자리에 해당한단다.

전통의 한국의 미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롭게 보이는 국학원에 도착하자 이미 전시회에 참석하러 온 단체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정문을 열고 들어서자 중앙 벽 전체에 81자로 되었다는 민족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의 글자와 국학원의 상징이라는 삼족오 문양이 눈에 띄었다.

a 역사를 잃어버리면 남는 것은 없다

역사를 잃어버리면 남는 것은 없다 ⓒ 장래혁

우리 민족은 '홍익인간'이란 건국 이념처럼 민족의 태동시에 이미 평화 공존의 철학을 갖고 있었으며, 스스로를 '천손'이라 여기며 하늘을 공경했던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국학은 이러한 우리 민족 고유의 철학, 사상 등 정신 문화를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고 연구하는 학문.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는 천지인 사상이 국학의 핵심이며 그 철학과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천부경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천부경은 대종교에서 경전으로 사용함으로 인해 대종교의 경전으로 곡해되어 있지만 실제 한민족의 정신을 담고있는 소중한 자산이라 한다.


한민족은 인류 최초의 깨달은 문화민족으로서 천지인(天地人) 사상을 가진 민족이며 태양의 아들, 하늘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삼족오를 우리 민족의 상질물로 사용하여 왔다. 고구려 벽화나 유물에 삼족오가 태양 속에 그려져 있는 것은 바로 태양의 아들임을 표현하는 것. 또한 고구려지킴이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Ψ' 삼지창은 '중국을 맞서 고구려를 지키는 수문장의 창이 되자'는 뜻도 있지만 본래의 삼지창도 삼원을 뜻하는 것으로 삼족오가 변형된 것이라 한다.

고구려가 없으면 COREA도 없다


단군조선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는 고구려(BC 37 ~ AD 677). 고구려가 단군조선의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는 증거는 곳곳에 나타나는데 고구려가 건국 이념으로 내세운 다물(多勿: 옛 것의 창조적 계승)정신이 그 대표적이다. 고조선의 옛 땅인 만주와 한강 이북을 활동 무대로 수, 당 등의 한족과 대륙의 패권을 놓고 다투었던 동북아의 중심국가 고구려.

전시관은 그리 크진 않았지만 천하를 호령했던 고구려의 기상과 앞선 철기문명을 바탕으로 일본, 중국은 물론 중앙아시아에 걸친 왕성한 교역국가로서의 모습, 태학과 경당을 통해 일반 평민들까지 글을 익힐 만큼의 문명국가로서의 생활상, '동맹'이라는 제천 행사를 통해 나타나있는 단군조선의 계승 국가로서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배어나 있었다.

a 민족혼이 살아난다  '단군의 후예 - 고구려'

민족혼이 살아난다 '단군의 후예 - 고구려' ⓒ 장래혁


유럽보다 1천년이나 앞섰다는 철기로 만든 수레바퀴는 눈을 휘둥거려지게 했고 빼어난 고구려의 의상과 패션 감각은 1500년이라는 시간적 거리를 무의미하게 느껴지게 했다. 당시 귀족들의 교육 기관이라는 태학을 본따 만든 조형물에는 문무를 모두 가르치고 길렀음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체력은 약해지고 머리만 무거워지는 오늘날의 교육현실과 대비되어 선조들의 가르침이 부럽기만 했다.

a 고구려지킴이운동을 주도해온 세계국학원청년단 / 동북아중심 고구려의 후예.

고구려지킴이운동을 주도해온 세계국학원청년단 / 동북아중심 고구려의 후예. ⓒ 장래혁


전시관 내부 중 지난 고구려지킴이 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고구려지킴이들의 활동상을 보여주는 곳이 있었는데 지킴이들 대부분이 10대라는 설명에 고개를 들기가 민망했다. 현재 공식카페인 '고구려지킴이(cafe.daum.net/Goguryeoguard)'는 46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00만 서명운동과 을지문덕 프로젝트 등 많은 고구려지킴이운동을 온라인에서 이끌어왔다니 개인적이고 즉흥적이라는 네티즌들에 대한 비판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온라인 지킴이와 더불어 오프라인에서 실질적인 활동을 해온 세계국학원청년단의 활동상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현재 세계국학원청년단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LA의 해외교포 자녀들에게까지 고구려지킴이운동과 더불어 민족의 역사와 뿌리를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설명자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전시관 관람이 있고 난 후 이어진 고구려의 영상물과 강연은 다시금 선조들이 이룩했던 찬란한 역사적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엄마의 손을 붙잡고 따라온 어린 아이들의 눈에 비친 고구려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한 아이에게 말하는 엄마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 있다.

"자, 봐라. 고구려! 너무나 위대한 나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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