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저지에 막혀 '탄핵무효 삼보일배' 좌절

[현장] 학생 70여명 동국대 출발...저녁 광화문 촛불행사 참석 예정

등록 2004.03.25 15:52수정 2004.03.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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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5일 오후 5시30분]

학생들, 오후 5시경 해산... 저녁 촛불행사 참석키로




동국대 후문에서 정리집회를 가진 학생들이 국회 모형관을 붙태우고 있다.
동국대 후문에서 정리집회를 가진 학생들이 국회 모형관을 붙태우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동국대생들이 삼보일배를 하며 교내를 돌고 있다.
동국대생들이 삼보일배를 하며 교내를 돌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삼보일배에 참가한 동국대 학생들은 오후 4시30분부터 약 30분 동안 동대 후문 계단에서 정리집회를 가졌다.

선두에서 목탁을 쳤던 김민영 불교학과 학생회장은 "참가자들에게 삼보일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는데 끝까지 다치지 않고 진행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싸우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나가고 있는데 (경찰이)왜 우리를 막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불교대 부학생회장 입후보자 박동국씨는 "우리가 말한 낡은 정치 심판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서 얘기하지 않으면 또다시 짓밟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근조, 16대 국회'라는 문구가 적힌 상여의 화형식을 치른 뒤 오후 5시께 해산했다. 이들은 오후 6시 학생회관 앞에 다시 모여 광화문 촛불행사로 향할 예정이다.



[2신 : 25일 오후 4시30분]


삼보일배 80여 미터 전진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혀 다시 학교로


동국대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온 학생들이 광화문을 향해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다. 주변에서 시민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동국대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온 학생들이 광화문을 향해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다. 주변에서 시민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찰에 둘러싸인 채 학생들이 국회 모형관을 향해 108배를 하고 있다.
경찰에 둘러싸인 채 학생들이 국회 모형관을 향해 108배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동국대 학생들의 삼보일배가 오후 4시께 동대 후문을 나섰지만 후문에서 80여 미터 지점인 삼성 제일병원 앞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가로막혔다.

동대 후문을 출발한 학생들은 경찰 저지선 바로 앞까지 삼보일배를 계속했지만 경찰은 길을 터주지 않았다. 학생들은 "길을 열어주도록 마음을 모으자"며 대열 한가운데 국회 상여를 내려놓고 108배를 시작했다.

그러나 108배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은 병력을 추가 배치하면서 학생들을 겹겹이 포위했다. 때문에 폭 10미터도 안 되는 좁은 길에는 취재진과 경찰, 삼보일배단이 뒤엉켜 혼잡을 이뤘다.

그나마 108배도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경찰이 포위망을 좁히며 대열 안으로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에 저항하지 않아 큰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 "참자"는 등 서로 자제를 호소했다.

이후 학생들은 "민주주의 수호하자" "탄핵안을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일단 학교로 들어갔다.


[1신 : 25일 오후 3시50분]

'탄핵무효' 삼보일배 행렬, 동국대에서 광화문으로


삼보일배 행렬이 교내에 마련된 부재자 투표 신청을 받는 서명대앞을 지나고 있다.
삼보일배 행렬이 교내에 마련된 부재자 투표 신청을 받는 서명대앞을 지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삼보일배 행렬이 대학 본관앞을 지나고 있다.
삼보일배 행렬이 대학 본관앞을 지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 도심에 '삼보일배'가 다시 등장했다.

동국대 학생 70여명이 25일 오후 2시 40분부터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에서 '탄핵무효·민주수호'를 위해 삼보일배를 시작한 것이다.

이번 삼보일배는 동국대 팔정도 앞 잔디밭에서 출발해서 차로 1개 차선을 이용, 을지로를 지나 광화문까지 향할 예정이다. 광화문에 도착한 뒤, 이들은 저녁 촛불행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학 밖에 경찰을 배치돼 있어 삼보일배를 이어갈 수 있을 지 불확실한 상태다.

이날 행렬에는 삼보일배를 직접 행하는 14명이 선두에 섰고 국회를 상징하는 상여를 짊어진 학생들이 뒤를 이었다. 뒤따라오는 학생들은 '야합정치 이제 그만!', '한민자 해체하라', '근조, 민심 외면당' 등 피켓을 든 채, 삼보일배에 맞춰 합장을 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다.

'탄핵무효·민주수호' 위해 삼보일배...저녁엔 춧불집회 참가

행렬 후미에는 '근조 16대 국회', '대한민국 민주수호'는 문구가 쓰여진 만장을 든 학생들이 따르고 있다. 선두 학생들은 '민주주의 수호', '진보정치 실현', '탄핵무효', '낡은 정치 심판'이라는 구호가 앞뒤로 적힌 조끼를 입고 있다.

학생들은 삼보일배를 시작한 지 30여분이 지나자 힘이 드는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무릎에 찬 보호대도 새까맣게 변했다. 오후 3시 10분께 잠시 휴식을 취한 학생들은 다시 동국대 후문을 향해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뒤에서 합장을 하던 학생들이나 지나는 학생들이 "괜찮냐. 쉬엄쉬엄 하라"며 말을 건넸다.

김윤권(정보통신공학과)씨는 "학생회장들이 탄핵무효와 등록금 인상 저지를 요구하며 3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그렇지만 의미를 두고 하는 행사라 힘들지는 않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경찰에서 삼보일배를 막을 경우, 일렬로 걷는 불교의 구도방식인 안행으로 광화문까지 간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학생들은 오후 1시 50분께 팔정도 불상 앞에서 참가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 참석한 장시기 동국대 영문과 교수는 대학시절을 회상하며 "21세기에도 이런 상황이 계속돼 안타깝다, 대학으로서도 지적 손실"이라며 "그럼에도 이런 상황을 기회로 만드는 학생들의 실천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승효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탄핵안이 가결되던 날, 총학이 왜 밖으로 나가지 않느냐는 학우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대중적인 방식을 고민하다 삼보일배를 떠올리게 됐다"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삼보일배 의미에 대해 "정치인들이 낡은 정치는 한국사회에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자성했으면 한다"면서 "참여 학생들도 민주화 쟁취에서의 학생의 역할에 대해 다짐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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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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