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 행렬이 대학 본관앞을 지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 도심에 '삼보일배'가 다시 등장했다.
동국대 학생 70여명이 25일 오후 2시 40분부터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에서 '탄핵무효·민주수호'를 위해 삼보일배를 시작한 것이다.
이번 삼보일배는 동국대 팔정도 앞 잔디밭에서 출발해서 차로 1개 차선을 이용, 을지로를 지나 광화문까지 향할 예정이다. 광화문에 도착한 뒤, 이들은 저녁 촛불행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학 밖에 경찰을 배치돼 있어 삼보일배를 이어갈 수 있을 지 불확실한 상태다.
이날 행렬에는 삼보일배를 직접 행하는 14명이 선두에 섰고 국회를 상징하는 상여를 짊어진 학생들이 뒤를 이었다. 뒤따라오는 학생들은 '야합정치 이제 그만!', '한민자 해체하라', '근조, 민심 외면당' 등 피켓을 든 채, 삼보일배에 맞춰 합장을 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다.
'탄핵무효·민주수호' 위해 삼보일배...저녁엔 춧불집회 참가
행렬 후미에는 '근조 16대 국회', '대한민국 민주수호'는 문구가 쓰여진 만장을 든 학생들이 따르고 있다. 선두 학생들은 '민주주의 수호', '진보정치 실현', '탄핵무효', '낡은 정치 심판'이라는 구호가 앞뒤로 적힌 조끼를 입고 있다.
학생들은 삼보일배를 시작한 지 30여분이 지나자 힘이 드는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무릎에 찬 보호대도 새까맣게 변했다. 오후 3시 10분께 잠시 휴식을 취한 학생들은 다시 동국대 후문을 향해 삼보일배를 이어가고 있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뒤에서 합장을 하던 학생들이나 지나는 학생들이 "괜찮냐. 쉬엄쉬엄 하라"며 말을 건넸다.
김윤권(정보통신공학과)씨는 "학생회장들이 탄핵무효와 등록금 인상 저지를 요구하며 3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그렇지만 의미를 두고 하는 행사라 힘들지는 않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경찰에서 삼보일배를 막을 경우, 일렬로 걷는 불교의 구도방식인 안행으로 광화문까지 간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학생들은 오후 1시 50분께 팔정도 불상 앞에서 참가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 참석한 장시기 동국대 영문과 교수는 대학시절을 회상하며 "21세기에도 이런 상황이 계속돼 안타깝다, 대학으로서도 지적 손실"이라며 "그럼에도 이런 상황을 기회로 만드는 학생들의 실천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승효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탄핵안이 가결되던 날, 총학이 왜 밖으로 나가지 않느냐는 학우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대중적인 방식을 고민하다 삼보일배를 떠올리게 됐다"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삼보일배 의미에 대해 "정치인들이 낡은 정치는 한국사회에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자성했으면 한다"면서 "참여 학생들도 민주화 쟁취에서의 학생의 역할에 대해 다짐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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