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03

시작된 정의구현 (1)

등록 2004.03.26 10:15수정 2004.03.2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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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와와! 공격하라. 공격하라!”
“헉! 웨, 웬 놈들이냐? 무엇 하느냐? 어서 막아라!”

“와와와! 여기도 있다. 어떤 놈이 인간 말종인 초지악이라는 후레자식이냐? 어서 나와라.”
“헉! 저건 또 뭐야? 저기도 있다 막아라!”


“으으윽! 이, 이거 놔! 으으으윽!”
“흥! 어림도 없다. 무엇들 하느냐? 어서 놈들을 막아라!”

“와와와! 여기도 있다. 와와! 모조리 때려눕혀라!”
“헉! 이건 또 웬 계집들이야?”

생포된 사라의 목덜미를 움켜쥔 채 회심의 미소를 짓던 초지악은 사방에서 들이닥치는 괴한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큰 걱정은 없었다. 현재 와룡곡 내에는 적지 않은 수효의 예비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수련 중이기는 하지만 그들 모두 정식 대원 못지 않게 강한 자들이었다.

강호에서 손꼽히는 문파라 할지라도 정의수호대원 백 명만 보내면 맥을 못 추고 물러서기 마련이다.


물론 천하 최강의 병장기인 무적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원들 개개인의 무공이 고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대원 천여 명이나 있으니 걱정이 있을 리 없는 것이다.

“무엇 하느냐? 저기도 온다. 어서 가서 모조리 체포하라!”
“와와와! 초지악이 어떤 놈이냐? 잡아라! 와와와!”


와룡곡 내부까지 들어가 미인계로 초지악을 꼬여내는데 성공한 사라는 항룡협에 당도하자 곧바로 향전(響箭)을 쏘아 올렸다.

신호와 동시에 이제나저제나 하며 기다리던 청타족 용사들이 그야말로 벼락같은 기세로 덮쳐들었다.

놀란 초지악과 그 일행이 황급히 후퇴하자 드디어 물실호기의 기회를 잡았다 판단한 청타족은 쏜살처럼 추격을 해갔다.

그렇게 대략 이십여 장 정도 추격하였을 즈음 이번엔 낙룡대에서 한 줄기 화전(火箭)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그러자 초지악 일행을 뒤쫓느라 대열이 흐트러진 청타족의 좌우측면과 배후에서 예비대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예기치 못했던 기습에 당황한 청타족은 잠시 우왕좌왕하였으나 자하두의 사자후(獅子吼)에 정신을 차리고 이내 암기를 뿌려대며 대오를 정비하였다.

곧이어 치열한 접전(接戰)이 벌어졌다. 중앙에 청타족 용사들이 원진을 이루고 있었고, 그들을 예비대원들이 에워싼 형국이었다. 그곳은 와룡곡 초입에 자리잡은 제법 넓은 공터였다.

모든 수련을 마치고 임지를 배속받은 대원들이 마지막 열병(閱兵)을 하는 곳이기에 바닥은 편평했고, 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도 없는 그야말로 허허벌판이다.

사라는 자신의 손으로 사부의 원수인 초지악을 잡겠다는 호승심에 가장 먼저 추격을 시작하였다. 하여 막 그의 뒷덜미를 잡으려던 찰라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되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료들과 적어도 십 장은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격리된 채 홀로 사투(死鬪)를 벌여야 하였다.

주위를 에워싼 예비대원들은 마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 듯 그녀를 핍박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한 줄기 지풍이 날아들었고, 연마혈을 제압 당하는 순간 뻣뻣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잠시 후 목덜미를 움켜쥐는 우악스런 손길이 있었으니 그것은 천하의 색마 초지악의 손이었다.

같은 순간, 청타족 용사들은 사방에서 짓쳐드는 강력한 공세에 밀려 연신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용맹만으로는 수적인 열세와 병장기의 열세를 극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적들을 무기력하게 하는 암기라도 많이 있으면 덜할 텐데 지니고 온 것은 금방 소진(消盡)되어 버렸다. 하여 병장기를 휘두르며 분전을 거듭하였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여우 사냥에 나섰다가 거꾸로 잡혀 먹게 된 형국이었다.

자하두는 사라가 생포되는 것을 보면서도 구할 수 없자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길길이 날뛰었다. 유라와 사면호협 역시 활로를 뚫어 그녀를 구하려 혼신의 기력을 다하여 병장기를 휘둘렀다.

그러나 적은 점점 늘어가면서 더욱 조직적인 공격을 하였고, 청타족 용사들은 점점 더 많은 부상을 입고 있었다.

지니고 왔던 병장기들이 무적도와 격돌하면서 모두 부서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항복을 하거나 그냥 목숨을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비록 적수공권이지만 무적도를 상대하려 하였기에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일 각이나 이 각 정도만 지나면 단 한번도 패배를 몰랐던 청타족이 전멸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자하두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병장기를 휘둘렀다. 족장으로서 단 하나라도 살려보내 어떻게든 전멸은 면해보려는 마지막 발악이었다. 그러면서도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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