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에게 용기주러 청와대 간다"

두 장애인, 탄핵반대 촉구 위해 국토종단

등록 2004.03.27 03:40수정 2004.03.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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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촛불문화제에 나선 광경
지난 15일 촛불문화제에 나선 광경김용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야당이 야합해서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저는 청와대로 향합니다."

탄핵가결이 된 후 일반인들의 탄핵반대 시위와 항의의 목소리가 들끊고 있는 가운데 '밝은내일'(장애인인권찾기회, 최창현 대표) 소속의 장애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함께 구호도 외치고, 촛불을 치켜세운 채 '탄핵반대', '민주수호'를 외친다.

선관위의 선거감시 활동과 정부, 보수 언론들의 집중적인 포화 속에서도 좀처럼 촛불 집회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촛불문화제에 이색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현수막
촛불문화제에 이색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현수막김용한
촛불문화제가 한창인 민주광장 한쪽에서 자신의 동료와 함께 탄핵반대 문화제에 참석한 바 있는 최창현(40세. 뇌성마비 1급) 대표와 정용기(29세. 뇌성마비 1급)씨는 국회의 탄핵가결 후 줄곧 민주광장을 지켜낸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최창현 대표는 "비록 대통령이 잘못한 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의원 맘대로 자르고, 재단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느낀다"면서,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부당함을 알려나가고, 만인에게 평등한 법은 국민이 원하는 법이 돼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토종단에 나서는 두 장애인(최창현/정용수)
국토종단에 나서는 두 장애인(최창현/정용수)김용한
최 대표와 함께 대구에서 청와대까지 국토종단에 나서는 정용기씨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마음대로 하는 건 잘못 아닌가요?”라고 되물으면서 “국민의 권리를 되찾자는 의미에서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27일 오전 10시경 탄핵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던 대구백화점 민주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곧바로 서울 상경 길에 올랐다.


최 대표 일행은 이번 서울 상경을 통해 한나라당사, 민주당사 등 야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게 되며, 청와대 앞까지 가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편지를 전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에바다 문제, 장애인 인권 문제로 청와대까지 가서 시위를 한 적이 있는데, 다시금 청와대로 향하게 돼 감회가 깊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청와대까지 가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는 편지를 전달해 주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최 대표는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빠르면 5일에서 7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번 국토종단은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나라를 걱정하는 한 장애인으로서 참여하게 된 것이다”고 강조하였다.

최 대표 일행이 움직여 가는 전동휠체어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글과 함께 야당의 각성을 촉구하는 글들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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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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