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4.04.02 04:35

수정 2004.04.02 12:32

역사적인 고속철도가 지난 4월 1일 개통됐다. 승객을 맞는 서울 용산 고속철도 역사(驛舍)내·외부는 인천 영종도 국제공항처럼 웅장하고 화려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고속철도 역사 개방에 즈음해 철도역사(鐵道驛舍)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한 책이 최근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 책 표지 ⓒ 김철관

배재대학교 김종헌(43) 건축학부 교수가 지난 23일 선보인 <역사(驛舍)의 역사(歷史)>책이 바로 그것. 배재대학교 출판부에서 발행된 <역사(驛舍)의 역사(歷史)>는 책 제목 그대로 우리 나라 역사(驛舍)의 역사(歷史)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기술하고 있다. 삼국시대 마역사(馬驛舍)부터 현대 철도역사(鐵道驛舍)까지 생활의 관점에서 그 의미와 발전과정을 정교하게 분석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지금까지 철도역사가 사람들에게 단순히 교통시설물 중의 하나로 인식돼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을 솔직히 시인하면서 건축물로서 역사(驛舍)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근대 철도의 등장이 마을 구성을 촌락에서 도시로 바꾸었고 사회구조 자체를 도시중심으로 변경해 놓은 계기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역사라는 특정 용도의 건축을 중심으로 삼국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변환과정과 각 시대별 특징을 연대기적으로 기술하고 있어 철도역사 건축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했다.

저자인 김 교수는 "건축계에서 주로 논의했던 형태나 공간사상으로서보다는 생활사적 접근을 통해 전통 건축과 근·현대건축의 연결을 시도한 책"이라며 "생활사를 통해서 보면 과거의 마역사들이 오히려 오늘날의 철도역사들보다 문화적 교류와 활동이 많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건축은 건축과 관련된 사람들보다 건축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이런 접근은 과거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건축을 서로 연결, 연속된 흐름 속에서 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연구결과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이 책에서 김 교수는 철도역사는 이동을 위한 공간에서 삶을 위한 활동과 정보가 모이는 공간으로 변할 것이며 역사가 잠시 머물고 가는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우리의 다양한 삶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되살아 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2000년 안채와 사랑채를 주거 내 사회적 공간의 분화라는 개념으로 재해석해 정보화 사회에 적합한 재택근무를 위한 주거 '홈 오피스 21'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건축 설계분야 실용신안을 등록했다.

또 목조건축의 이음과 맞춤의 결구시스템을 응용해 철골 골조 공포 디테일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김 교수는 고려대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배재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및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