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쪼갤 생각이면 왜 선거운동하겠나" 문성근 반박성 해명

문성근 <미디어다음> 인터뷰서 '분당' 발언 논란

등록 2004.04.02 16:21수정 2004.04.03 22:03
0
원고료로 응원
[2신 : 2일 오후 6시25분]

문성근 "당 쪼갤 생각이면 왜 선거운동하겠나" 반박성 해명


a 문성근 열린우리당 국참 본부장

문성근 열린우리당 국참 본부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장기적으로 이념따라 분당돼야"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문성근 열린우리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은 2일 장문의 해명글을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에 올려 언론의 보도태도를 반박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문 본부장은 이 글을 통해 "본의와는 전혀 다르게, 늘 그렇듯이 거두절미된 채 몇 개의 단어만 자극적으로 강조하는 잘못된 보도로 인해,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다"며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한 타 언론사의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문 본부장은 열린우리당의 분당론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지금 어떻게 당을 쪼갤 생각을 한단 말이냐, 그럴 것 같으면 제가 이렇게 목이 쉬어라 전국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할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이냐"고 반문하며 과대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그는 "현 단계 가장 시급한 개혁은 분명 부정부패의 척결과 완전한 지역주의의 청산"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는 당시 답변 과정에서도 "지금은 정책이나 이념의 차이를 논할 때가 아니다, 작은 차이를 덮고 부패를 청산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공천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정도는 산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끝으로 문 본부장은 "본인의 생각은 어떤 것인지 확인한 후 기사를 써 달라"고 기자들에게 호소한 뒤 "양식있는 기자라면 자극적인 단어, 선정적인 단어에 함몰돼 제목 뽑기 좋은 식의 기사작성과 편집은 제발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다음은 문성근 본부장의 해명글 전문이다.

지방 지원 유세 중 잠시 짬을 내어 글을 씁니다. 본의와는 전혀 다르게, 늘 그렇듯이 거두절미된 채 몇 개의 단어만 자극적으로 강조하는 잘못된 보도로 인해,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아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 글을 씁니다.


알고계신 것처럼 <미디어 다음>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약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심도있는 인터뷰였습니다. 기존의 언론사와 다르게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다수의 질의응답이 오가는 가운데 '문제의 답변'이 포함된 질문이 나왔습니다. 기자가 먼저 '파병이나 FTA, 대북 송금 특검'등에 당내 이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 아니냐는 지적을 했고, 그런 의미에서 열린우리당은 보수정당이 아니냐는 질문를 했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저는, "지금은 정책이나 이념의 차이를 논할 때가 아니다. 작은 차이를 덮고 부패를 청산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우리당은 창당과정이나 마찬가지다. 진성당원이 제대로 확보되어 있지 않은 아쉬운 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공천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산통으로 인정해야 한다. 앞으로 훌륭한 진성당원에 의해 당이 모범적으로 잘 운영될 것으로 믿는다"는 내용으로 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정책면에서 이념적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 잡탕이다.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부패를 확실히 청산한 뒤, 장기적으로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통한 의정활동 중에 각 구성원들의 이념과 정책에 따라 다양한 견해차이가 나올 것이며, 더 멀리 바라볼 때는 서로 모범적인 정책경쟁을 하는 세력으로 분당될 수도 있을 것이다"는 내용의 답변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시기는 딱히 정해진 것도 아니며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진행될 과정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현 단계 가장 시급한 개혁은 분명 부정부패의 척결과 완전한 지역주의의 청산입니다. 기본적으로 정당이라는 것은 동일한 정책과 이념을 가진 사람들의 집합체이며, 정치라는 것은 그러한 정당들이 상호간에 성실한 정책대결을 벌여 국민의 선택을 받는 행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선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들이 제대로 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면 좋겠지만, 그보다 훨씬 시급한 본질적인 과제가 있으므로 그것에 총매진해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향후 먼 훗날 서구민주주의 사회처럼 우리도 훌륭한 정책정당들의 경쟁으로 국민에게 호소하는 정치를 해야한다는 의미로 그런 말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답변 내용 중에 '잡탕'이니 '분당'이니 하는 자극적인 단어만 뽑아내서는 본뜻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기사로 변질된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지금 어떻게 당을 쪼갤 생각을 한단 말입니까? 그럴 것 같으면 제가 이렇게 목이 쉬어라 전국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할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더불어 제대로 된 양심을 가졌다면 어떻게 분당이 되어야 할 정당의 지지를 호소하고 다닐 수 있단 말입니까?

단지 한 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몇 분 분량으로 압축해서 정리해 놓다 보니 저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의도로 전달된 면이 많다는 사실을 말씀드리며, 자세한 내용은 미디어 다음의 심규진 기자에게 문의해 보시면 자세한 보충설명이 될 줄로 믿습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어떤 말을 하면 그 진의가 무엇인지 한번 더 읽어본 다음, 본인의 생각은 어떤 것인지 확인한 후 기사를 써 주십시오. 양식있는 기자라면 자극적인 단어, 선정적인 단어에 함몰돼 제목 뽑기 좋은 식의 기사작성과 편집은 제발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열린우리당과 당원들을 사랑합니다. 열린우리당이 자랑스럽습니다.

2004. 4. 2 문성근 올림



[1신 : 2일 오후 4시21분]

"열린우리당, 장기적으로 이념에 따라 분당돼야" 문성근 인터뷰 '술렁'


열린우리당이 정동영 의장의 노년층 유권자 비하발언 파문에 이어 문성근 국민참여운동본부장의 '분당론'으로 술렁이고 있다. 문성근 본부장은 지난달 31일 <미디어다음>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개혁이라는 대의로 뭉친 다음에는 이념 성향에 따라 보수와 진보로 분리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총선 후 분당론을 거론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이미 보수파 그룹과 진보파 그룹이 총선 이후 어떤 식으로든 노선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문 본부장이 처음이다.

문 본부장은 당시 <미디어다음>과의 인터뷰에서 총선 이후 정국을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에서 살아남은 세력과 열린우리당이 남지 않겠나, 민노당은 약진할 것"이라고 전만하면서 "개인적으로 열린우리당이 분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성근 "현재 열린우리당은 말 그대로 '잡탕'"

분당의 이유에 대해 그는 "현재로는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이 섞여있는데, 정치 개혁이라는 대의로 뭉친 다음에는 이념 성향에 따라 보수와 진보로 분리돼야 한다고 본다"며 이념과 정책노선에 따른 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보와 보수, 중도 세력이 뒤엉켜 있는 현재의 열린우리당이 정치개혁과 부패세력 청산이라는 창당 목적을 성취해낸 뒤에는 선진국의 정당구도처럼 이념과 정책노선에 따라 분리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문 본부장은 특히 일부 정치적 부적격자가 열린우리당의 공천을 받은 사실과 관련해 "현재의 열린우리당은 말 그대로 '잡탕'"이라고 비판하며 "나도 말이 안되는 사람들이 후보로 많이 뽑혔다고 생각한다"고 당내 공천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는 "일단 판이 바뀌면 국민들이 냉엄한 자세로 옥석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며 "4년 후에는 진성당원이 생기고 그들이 제대로 뽑으면 능력 없고 문제 많은 사람들은 걸러질 것"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당이 열린우리당 밖에 없다"며 17대 총선은 "민주 대 반민주가 아니라 부패 대 반부패 구도, 즉 부패 정당을 청산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17대 총선을 민주 대 반민주, 탄핵 대 반탄핵 구도로 몰아가려는 당 지도부의 전략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신기남 "총선 이후의 일을... 열린우리당의 분화는 없을 것"

문 본부장의 인터뷰 발언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 지도부들은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못마땅해했다. 신기남 선배본부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총선 이후의 일을 지금 얘기하면… 총선 이후 여러가지 상황을 보고 그때부터 출발하는 것"이라는 말로 문 본부장의 성급함을 질타했다.

이어 신 본부장은 "열린우리당의 분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지역이나 파벌에 의해서 결집한 낡은 세력들이 분화를 하겠지, 우리는 새 시대를 열어가는 새로운 세력이고 제 발로 모인 사람인데 어떻게 분화하겠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시민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은 총선 이후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며 이는 바람직한 경향"이라며 "어느 나라든 이념으로 가는 것은 일반적 추세"라고 문 본부장과 유사한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4. 4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5. 5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