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헤딘 여단"이라 자칭한 이라크 무장조직이 8일 일본인 3명을 인질로 잡고 일본군이 3일내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되었다.AP=연합뉴스
미국의 이라크 침공 1년이 지나면서, 이라크의 상황이 안정화되기는커녕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후세인 정권 치하에 오랜 앙숙 관계였던 시아파와 수니파의 반미 무장투쟁 연합전선이 태동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단호한 칼'이라는 작전명으로 저항세력의 분쇄에 나섰다.
특히 최근 며칠 사이에 개전 이후 최대의 인명 피해를 입은 미국은 정규전을 방불케 하는 화력을 동원해 이라크 전역에 걸쳐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고, 병력 증파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라크인의 사상자 수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저항세력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수니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른바 '수니 삼각지대'에서는 이라크 무장세력과 미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져 양측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고, 시아파 거주 지역은 중남부에서도 유혈사태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이라크에서 앙숙관계였던 시아파와 수니파가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공동의 적'으로 미국을 삼고 있기 때문이다. '반미' 앞에 종교 갈등이 일시 봉합된 것이다. 이는 이라크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아파의 지지를 얻어 친미국가를 세우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대(對) 이라크 정책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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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적인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
최근 더욱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무차별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말부터 미국에 동조하는 나라와 이라크인 부역자도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경고해 온 이라크 저항세력과 알-카에다는 이라크 내에서의 반격은 물론이고 미국의 침공에 동조한 나라들에 대한 테러 경고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의 열차 테러는 이를 알리는 전조이기도 했다.
특히 이라크 내에서는 미국의 핵심적인 동조 국가들에 대한 납치와 테러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인 목사 7명이 저항세력에 억류됐다 풀려났으며, 일본인 3명, 영국인 1명 등이 억류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또한 바스라와 나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군과 이탈리아군에 대한 공격도 빈번해지고 있고, 사마와에 주둔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에 7일과 8일, 연속해서 박격포 공격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볼 때, 미국 동조세력에 대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표적' 공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이 일본인 3명을 억류한 채, 이라크 주둔 자위대가 철수하지 않을 경우 사흘내 이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는 보도는, 저항세력이 '연성 목표물'인 민간인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추가파병이 이뤄지기도 전에...
어제(8일) 한국인 목사 7명이 저항세력에 납치된 것은 한국도 저항세력의 공격 대상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한국의 추가파병이 결정되었던 작년 말부터 한국에 대한 공격 경고는 잇따라 나왔고, 11월 30일 발생한 오무전기 소속 직원들 살해 사건은 이러한 경고가 현실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