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체육관 투표' 나선 부산대 학생들

9일 부산대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부재자 투표

등록 2004.04.09 17:37수정 2004.04.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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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산대학교 내 체육관에 설치된 부재자투표소. 학생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내 체육관에 설치된 부재자투표소. 학생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 정연우

4월 9일 오전 10시. 부산대학교가 부산지역 대학교 중에서 처음으로 부재자 투표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부산대학교 부재자 투표는 그동안 부산대 학생들의 거소 개념을 두고 여러 차례 논란이 있었지만 학생들과 선관위의 합리적인 의견조율을 통해 이날 실시된 부재자 투표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투표가 진행되어 주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전 11시 30분.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한 학생들은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수업을 끝나고 삼삼오오 짝을 이뤄 부재자투표소가 있는 체육관으로 향했다. 어떤 학생은 처음 투표를 하는지 연신 투표소에 부착된 투표 안내문을 유심히 보기도 했다. 또한 한 학생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후보들 중 누구를 뽑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a 부산대 학생들이 수업이 비는 시간마다 체육관으로 와 투표를 하고 있다.

부산대 학생들이 수업이 비는 시간마다 체육관으로 와 투표를 하고 있다. ⓒ 정연우


a 부산대 경영학과 학생들인 김봉수, 손지현, 이덕희, 김정웅(사진 왼쪽부터)씨. 그들은 어떤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후보자 정보 공개자료를 신중하게 보고 있다.

부산대 경영학과 학생들인 김봉수, 손지현, 이덕희, 김정웅(사진 왼쪽부터)씨. 그들은 어떤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후보자 정보 공개자료를 신중하게 보고 있다. ⓒ 정연우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투표하러 온 김봉수(26·부산대 경영학과)씨는 "오늘 투표를 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라고 투표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예전에 투표할 때는 그래도 자신의 지역구에 누가 나왔는지 알고 했지만 이번에는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며 "후보들 모두 비슷한 내용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것 같아 자신의 공약을 실제로 국정운영에 반영할 수 있을 것 같은 후보에게 투표했다"며 자신의 소신을 얘기하기도 했다.

또한 학생들의 투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김정웅(26·부산대 경영학과)씨는 "나도 부재자신고 했지만 안타깝게 부재자 대상이 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으며 "앞으로 4월 15일 총선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대 부재자투표소 관리위원인 금정구 선관위 신인섭 사무국장은 "현재 부산대 부재자 투표소는 장전2동 일반 주민들과 부산대 학생들의 수가 2000여명이 넘어서 설치가 가능하게 되었다"며 "부산대 학생들의 부재자 투표는 앞으로 부산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부산대학교 부재자투표는 4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계속되며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다. 이외에도 부산지역 각 구·군에서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되어 부산대와 마찬가지로 투표가 진행되었다.


"한국 대학생 부재자 투표 모습 정말 놀랍다"
부산대 부재자투표소에서 만난 일본인 교환학생

▲ 미키 타카시(오른쪽)씨가 부재자 투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부산대생에게 물어보고 있다.
부재자 투표가 진행되는 부산대 체육관에서 마침 교환학생으로 와있는 미키 타카시(23)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체육관에서 수업이 있어 찾아왔는데 휴강이 되었다"며 체육관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재자 투표를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일 고베대학교 국제문화학부에서 공부하고 있는 타카시씨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올해 2월 부산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부산대를 비롯해 많은 학교들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동맹휴업을 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 같은 계기로 한국의 대학생들이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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