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속으로 '소풍'을 떠나다

대전환경운동연합 노래모임 <소풍>

등록 2004.04.10 12:49수정 2004.04.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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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전환경운동연합 노래모임 '소풍'

대전환경운동연합 노래모임 '소풍' ⓒ 대전환경운동연합

“환경을 사랑하고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8일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찾았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이면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는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든다. 푸른 환경을 위해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대전환경운동연합 노래모임 <소풍>의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매주 한 차례의 모임이지만 회원들은 노래를 배우고 생각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즐거움에 일주일 내내 빠져 산다.


‘소리가 있는 풍경’이라는 뜻의 노래모임 <소풍>이 탄생한 것은 지난해 9월. 현재 회장으로 있는 정한섭씨의 제안으로 모임이 결성됐다.

“4년 전부터 대전환경운동연합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회원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면 좋을 텐데 만날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가끔씩 참여한 행사도 딱딱하고 지루한 분위기였습니다. 행사가 즐겁고 재밌어야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a 산행을 통해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산행을 통해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결국 그는 대전환경운동연합의 10주년 행사를 앞두고는 행사내용 못지 않게 흥미를 담보해 보자는 취지로“행사 때 회원끼리 노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원모집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10여명의 회원이 모여 매주 노래 연습에 몰두했다.

10주년 행사를 성공리에 치른 후 그들은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뒤풀이 자리를 가졌다.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이 참에 아예 모임을 만들어요.”


노래 연습을 하면서 각별한 친분을 쌓았던 이들은 이심전심으로 통했는지, 그렇게 자발적으로 노래모임 <소풍>을 결성했다. 회원은 처음보다 조금 늘어 현재 12명으로 학생도 있지만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때로는 편안한 가요들도 부르곤 하지만 이들이 주로 부르는 노래는 새만금에서 지친 날개를 쉬다가는 도요새, 댐 때문에 없어진 예쁜 계곡의 이야기 등 환경의 중요성을 메시지로 담은 노래다.


“말로 전달하는 것과 노래를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10주년 행사 때 영상 화면을 배경으로 노래를 했는데, 눈물이 났다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우리가 노래를 잘해서라기보다는 노래와 영상이 어우러져 환경의 소중함을 간절히 느껴서겠지만 말이죠.”

a 촛불집회에서의 공연 모습.

촛불집회에서의 공연 모습. ⓒ 대전환경운동연합

a 모임 결성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대전환경운동연합의 10주년 행사.

모임 결성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대전환경운동연합의 10주년 행사. ⓒ 대전환경운동연합















자발적으로 생긴 모임답게 이들은 모든 일에 적극적이다. 행사가 있을 때면 단골손님으로 노래를 한다. 얼마 전 열린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집회에서도 노래를 하겠다고 나섰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처음으로 부르는 노래였다.

<소풍> 회원들은 사람들 앞에서는 자리를 자주 만들려고 한다. 보여주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 그런 계기가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고, 그런 목표를 공유해 회원들 간의 단합을 이루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

회원들 공통 관심사가 환경이다 보니 관련 행사가 있으면 함께 활동하기도 한다. 이는 홀로 활동할 때보다 서로를 이끌어주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활동, 부안 지역에서 있었던 반핵활동, 지역 환경사안 활동 등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는데, 시민 참여형 운동 활성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3 환경인상에 선정되는 경사가 겹치기도 했다. 상금으로 노래 연습에 필요한 기타도 장만했으니 ‘소풍’만의 소중한 재산도 생긴 셈이다.

a '소풍'의 정한섭 회장

'소풍'의 정한섭 회장 ⓒ 권윤영

<소풍>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전문성보다는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즐겁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모임을 지향하고 있다. 오디션 없이도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풍의 회원이 될 수 있다.

명색이 노래모임이기 때문에 가급적 화음을 넣어서 노래를 부르려고 노력하는 이들은 노래를 배울 뿐만 아니라 발성 연습 등도 병행하고 있다. 올 가을 즈음에는 발표회를 갖고 싶다는 소박한 계획을 품고.

“회원이 더 많아지고 실력도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건반악기 반주가 가능한 사람이 회원으로 온다면 금상첨화겠죠. 소풍은 단지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삶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함께 활동해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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