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여성자원봉사자 곳곳 맹활약

“무보수라도 신바람 나요”

등록 2004.04.14 15:48수정 2004.04.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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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자원봉사자들은 식사도 제공받을 수 없지만 기꺼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사무실에서 전화 홍보작업을 하거나(사진 위) 거리 홍보전을 위해 틈나는 대로 춤 연습까지 하면서 돈 안 드는 선거풍토를 만들고 있다.(아래)

자원봉사자들은 식사도 제공받을 수 없지만 기꺼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사무실에서 전화 홍보작업을 하거나(사진 위) 거리 홍보전을 위해 틈나는 대로 춤 연습까지 하면서 돈 안 드는 선거풍토를 만들고 있다.(아래) ⓒ 우먼타임스

17대 총선에서 여성후보를 지원하는 여성 자원봉사자들이 무보수로 전화홍보는 물론 거리선전까지 나서며 지지후보를 돕고 있어 여성후보들이 선전하는 데 힘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에 나선 여성들은 30~50대로 가정주부는 물론 노동조합 조합원, 은행원, 학교사무원 등 성향도 다양하다. 이중에는 2~3시간의 파트타임은 물론 아이를 맡겨가며 10시간 이상 활동하거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지원에 나선 경우도 있다.

복지활동·약자편 여후보에 반해 ‘솔선수범’

이들은 학교급식운동, 노인복지활동, 재개발지역 복지활동 등 자신의 삶과 밀접한 활동을 펴온 여성정치인의 활약을 직접 보고 판단한 후 지지활동을 펴고 있어 생활정치가 자리잡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과거 돈 선거에 동원된 ‘아줌마부대’와는 달리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무보수 자원활동을 하고 있어 새로운 선거풍토를 정착시키고 있다.

수도권에 출마하는 전직 여성의원을 지지하는 송지문(34)씨는 100일 된 둘째 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오전 9시30분부터 저녁 8시30분까지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맹렬 자원봉사자. 홈쇼핑 텔레마케터로 일한 적이 있는 송씨는 아예 전화홍보 책임자로 나서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업무까지 관리하고 있다.

송씨는 “의원이 약자 편에 서서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이번 탄핵정국을 보면서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 사무실의 또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다.

새 선거풍토 롤모델 기대...직장 사표쓰고 나서기도


지역 시의원으로 활동해온 여성 후보 사무실의 경우 선거법에 따라 유급 선거사무원으로 등록된 이들조차 무보수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 최경옥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녁 퇴근 후, 주말을 이용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거리홍보에 나서고 있다.

“7년 동안 시의원으로 활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열악한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 노인들에게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하게 됐다”고 한다. 최씨는 “살림만 하던 엄마들이지만 지역을 위해 노력하는 후보를 보고 당장 돌아오는 이익이 없어도 동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무실에 나올 수 없는 자원봉사자들은 집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신인으로 쟁쟁한 경쟁자들과 경쟁하는 한 여성 후보 사무실의 선거 사무장은 “아이를 키우느라 바깥활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집에서 전화홍보를 하고 직장인들은 월차를 내고 도와주러 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역시 정치 신인인 지역구 여성 후보를 지지하는 이민정씨는 아예 사표를 내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민정씨는 “커피 타는 것부터 홍보작업까지 안 하는 게 없다”면서 “후보가 젊은 미혼 직장여성의 역할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대가가 없어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이런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에 대해 “여성의 의식이 높아졌고 사회가 그만큼 변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여성후보자와 유대감이 강화되어 여성이 정치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내 자신의 삶이 좋아진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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