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목포권 정당'으로 추락

한화갑 등 목포인근 선거구 4곳 당선

등록 2004.04.16 07:25수정 2004.04.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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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권 6개 선거구의 17대 총선 결과 목포 등 4곳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영암장흥 등 2곳에서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목포는 민주당 이상열(4만8728표) 후보가 1만여 표 차로 열린우리당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목포 이상열 당선자
목포 이상열 당선자정거배
또 무안신안은 민주당 한화갑, 영암장흥은 열린우리당 유선호, 그리고 강진완도는 열린우리당 이영호, 해남진도 민주당 이정일 후보가 당선됐다. 또 함평영광 선거구는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열린우리당 장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총 5개 지역구 당선자를 낸 민주당은 목포권에 4명의 당선자가 집중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지역에서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목포권을 제외하고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목포의 경우 민주당 이상열 후보는 지난 96년 총선 출마 이후 지난 2002년 목포시장 선거에도 출마 의사를 밝히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목포 이상열, 인물 경쟁서 승리

이상열 당선자는 그동안 꾸준히 조직을 관리해 온 결과 인지도면에서 열린우리당 김대중 후보에 앞섰다. 이상열 당선자는 신안군 흑산면 출신으로 올해 나이 52세,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지역에서 18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주로 교회를 중심으로 조직 기반을 다져 온 것이 이번 선거 승리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가지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이상열 당선자의 저서가 주민들에게 무료로 배포된 사건으로 현재 부인이 조사를 받고 있다. 만약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낙선한 열린우리당 김대중 후보의 경우 탄핵 역풍으로 여론조사에서는 한때 이상열 후보를 20% 포인트 이상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1만여 표 차로 패배해 선거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중 후보, 소극적 선거전략이 패인

김 후보의 패인으로는 김대중 후보가 갖고 있는 참신성과 전국적으로 불었던 열린우리당 바람을 선거 종반까지 유권자들에게 호소하지 못한 점을 들 수 있다. 둘째는 김대중 후보는 조직면에서 이상열 후보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취약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이상열 후보는 8년 가까이 다져온 조직력을 십분 활용해 민주당 동정론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한 반면 김대중 후보 측은 선거 초반 여론조사 우세만 믿고 적극적인 선거 전략을 세우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밖에도 김대중 후보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한 점도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방송 토론회를 지켜본 유권자들은 김 후보가 착실하고 순수한 면은 있지만 정치인으로는 좀 약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물 경쟁에서는 이상열 후보에 뒤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목포권의 이번 선거 결과는 '바람은 조직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그동안 선거 상식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화갑 당선자는 지난 1월 수도권 지역 민주당 지지표 결집을 위해 무안신안 지역구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4대부터 15, 16대까지 3선 의원을 지내면서 다져온 지역 조직 기반을 활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화갑, 조직과 인물에서 우세지켜

또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총선시민연대가 선정한 낙선 후보에 포함되기도 했지만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민주당 동정론을 확산시키며 지지를 호소해 왔다.

반면에 한화갑 후보에게 패한 열린우리당 김성철 후보 진영은 선거 초반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약간 앞서거나 백중세임에도 인물 대결에서부터 열세를 만회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광주전남을 합치면 20개 선거구에서 목포와 무안신안, 해남진도 등 5곳을 제외하고 열린우리당이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이 호남 텃밭을 잃게 된 것은 한나라당과 공조해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히고 있다. 물론 선거 막판에 추미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광주에서 망월동 묘역까지 삼보일배를 하며 민주당 동정표를 호소하기도 했지만 이미 민심은 돌아선 것으로 선거 결과에서 나타났다.

이제 민주당은 호남 민심이 등을 돌림으로써 당 존립 자체를 걱정하게 됐고, 지역주의를 뛰어넘은 열린 우리당의 약진으로 호남에서도 새로운 정치세력이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목포권 투표율 떨어져

한편 선거구별 투표율은 지난 2000년 4·13총선에 비해 전국적으로 높아진 데 비해 목포권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는 지난 16대 총선 16만5956명의 유권자 가운데 9만6715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58.3%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56.7%로 오히려 지난 16대 총선에 비해 낮아졌다.

무안신안 역시 16대 총선에서는 75.2%였지만 이번에는 64.5%로 나타났다. 또 강진완도는 67.1%로 지난 2000년 4·13총선 때 투표율 73.1%에 비해 6% 포인트 낮아졌다. 장흥영암 역시 70.2%인 16대 총선보다 7% 포인트 정도 낮아진 63.7%. 그리고 해남진도도 마찬가지로 64.5%로 지난 16대에 비해 12% 포인트 낮아졌다.

목포권 후보별 득표 현황

◇목포
☆당선자 이상열(52.민) 48,728표
▲김대중(우) 38,821표
▲최송춘(노) 4,602표
▲배종덕(무) 3,593표

◇무안.신안
☆당선자 한화갑(65.민) 32,531표
▲김성철(우) 22,399표
▲김재철(민국) 1,615표

◇장흥.영암
☆당선자 유선호(50.우) 24,192표
▲김옥두(민) 20,581표
▲채경근(자) 781표
▲강성재(무) 1,666표
▲김기태(무) 2,988표
▲안수원(무) 2,310표

◇강진.완도
☆당선자 이영호(44.우) 28,362표
▲황주홍(민) 24,893표
▲이재진(자) 1,109표

◇해남.진도
☆당선자 이정일(56.민) 34,820표
▲최응국(한) 1,076표
▲민병초(우) 24,936표
▲양동주(무) 1,926표

◇함평.영광
☆당선자 이낙연(51.민) 30,107표
▲한남열(한) 825표
▲장현(우) 23,014표
▲김홍주(자) 517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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