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우리당 개혁추진 회의적"

최장집 교수, 20일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 인터뷰서

등록 2004.04.20 11:55수정 2004.04.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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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개혁 정치를 추진해나갈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일 발행된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개혁 추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밝히고, 그 이유에 대해 "의지와 추진력의 빈곤에 따른 기성 헤게모니 구조에 안주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자유주의적 성향이 뚜렷한 보수정치권 중심의 기존 헤게모니 구조에서 열린우리당이 자유롭지 못하고, 구성원간 이념적 편차가 커 개혁추진력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개혁정책을 밀어붙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민주노동당의 역할론을 강조한 최 교수는 "한나라당의 일정한 변화 가능성과 보다 근본적으로는 '다른 종류의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의 캐스팅 보트의 역할, 즉 기성의 헤게모니에서 벗어난 새로운 의제 설정(agenda setting)을 통한 정치적 압박 속에서 민주 개혁을 추동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번 17대 총선 결과를 "국민들이 자격 없는 보수 동맹의 공격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17대 총선은 ▲개혁의 제도적 장벽인 여소야대의 극복과 ▲지역당 구조의 사실상 해체라는 주요한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며, 앞으로 "한국사회의 진정한 민주화는 이번 총선에서부터 시작된다, 앞으로 한국 정치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최 교수는 내다봤다.

"민주노동당 정치적 역량과 실력 갖출 때 수권정당도 가능" 조언


최 교수는 특히 17대 총선에서 13.1%의 고른 지지율을 확보해 원내입성에 성공한 민주노동당의 성과에 대해 "이것이 민주노동당의 현재 실력 그 이상의 성과가 아닌가 하는 점을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정치적 격변 상황에 따른 부수적 효과라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민주노동당은 "정치적 역량과 실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랬을 때 민주개혁의 진전을 통한 한국 민주주의의 심화와 확산 및 대안적 수권정당으로서의 길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민주노동당에게 "이제 정국의 방향을 잡아내는 전략적 위치에 있는 민주노동당은 그 위치에 걸맞는 차원에서 당과 노조, 당과 시민사회단체와 바람직한 관계 설정을 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식인 전문가 엘리트집단으로서 중산층 중심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포괄적 시민운동의 영역과 현실 생활에 기반을 둔 노동운동 사이의 비어있는 곳, 예컨대 비정규 노동자, 이주노동자의 문제 등을 정치적으로 대표하고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실생활에 밀착된 정책정당화 과제를 비롯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진보적 지식인 그룹과의 연대를 강화시키고 확대해나가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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