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불편하고 통증이 심한 손목에서는 어혈이 조금 나왔다.전희식
어제 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부항으로 발포를 했는데 시커먼 죽은 피가 말도 못하게 많이 나왔다. 부항기에 가득한 어혈을 비워내고 부항을 다시 붙이면 금새 다시 부항기가 채워지곤 했다.
죽은 피 나오라고 발포를 한다지만, 이렇게 많이 나오는 피를 보면 후련한 기분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내 몸 속이 이 모양이구나' 싶어 끔찍하다. '이런 죽은 피를 몸에 담고 살았구나 ' 하고 한숨을 쉬며, '내가 이런 죽은 피를 만들어 가는 생활을 하고 있구나' 라고 다시 확인하게 된다.
1∼2년 전 부항 발포요법으로 어혈을 많이 빼냈었고, 장기간의 단식수련으로 몸을 정화시켰는데 어느새 몸이 이렇게 상해 있을까를 생각하니 아무래도 무리한 노동과 함께 내 마음 하나를 잘 다스리지 못해서 생긴 것임이 분명하다.
나는 몇 달째 고생하고 있는 왼쪽 손목 관절에서 죽은 피가 가장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단중과 중완에서 아스팔트 깔 때 뿌리는 콜타르 같은 끈적끈적한 피가 흘러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