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왜곡된 상가법 원안으로 되돌리겠다"

'서민·노동자의 민생정당' 시동 걸어

등록 2004.04.22 14:10수정 2004.04.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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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1시 중앙당사 기자회견실에서 열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추진' 기자회견에서 고은영씨(가운데)가 자신의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중앙당사 기자회견실에서 열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추진' 기자회견에서 고은영씨(가운데)가 자신의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오마이뉴스 황방열
민주노동당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법) 개정운동을 선언하며 민생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발빠른 개정 제안 움직임으로 서민·노동자를 대변하는 민생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22일 오전 11시 중앙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 시기나 환산보증금에 따른 배제 조항을 없애고 법에 따른 보호를 일반 세입자 모두에게 확대해야 한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상가법은 지난 2000년부터 민주노동당이 직접 세입자로부터 상담을 받아가며 추진한 바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서 상가법 적용범위가 대폭 축소된 법안이다.

당시 원내 의석이 없어 통과과정을 감시하지 못했던 민주노동당은 "원내에 진출했으니 재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가법이 민주노동당의 첫 발의법안이 될 가능성도 높다.

"각 당에 협조요청, 공동 정책안 모색"

이날 기자회견에는 천영세 당선자와 이선근 민생보호단장을 비롯,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연합회장등 피해상인 10여명이 함께 참여했다.

피해상인들은 법이 시행된 2002년 이전 세입자이거나 환산보증금이 일정 액수 이상인 세입자. 상가법은 12% 이상 임대료 인상을 금지하고 5년 동안 계약갱신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이들 피해상인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상인들은 "오히려 건물주가 임대료 과대 인상이나 재계약 거부 등으로 횡포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건물주들이 "법이 시행되면 임대료 못 올린다"고 오해해 법 통과부터 시행전까지 약 1년여동안 100%, 200%씩 임대료를 올렸고, 시행 후에도 법 적용이 안되는 세입자에게 임대료 인상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 연합회장은 "시행당시 민간업자도 아닌 서울시가 엄청난 임대료와 보증금을 요구했다. 지하도 상인의 억울함을 대변하고자 집회와 소송을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앞에서 커피숍과 주점을 경영한다는 고은영씨는 울먹이며 "건물주가 재계약 갱신을 거부하고 무조건 나가라고 하거나 다른 점포는 월세를 3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법 테두리 바깥의 일이라고 한다"고 호소했다.

'환산보증금' 조항도 세입자 상인의 약 40%를 보호대상에서 제외시킨다. 서울의 경우 환산보증금(임대료x100+임대보증금) 기준은 2억 4000만원, 도심 번화가의 3∼4평 가게 수준이다. 이보다 많은 보증금을 내는 세입자는 상가법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기준의 철폐와 함께, 세입자가 부담한 시설 투자비를 상환해주는 조항과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조항 등의 신설을 개정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천영세 당선자는 "개정안에 대해 다른 당과 공유하지는 않았다. 각 당에 협조요청을 하고 공동으로 정책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조 의사를 밝혔다. 또한 "국회의원들이 선거 때마다 상가를 훑고 다닌다. 지역내 20% 가까운 자영업자들이 있고 상가가 여론형성지역인 것을 안다"며 법개정을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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