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부천, 장애인 편의 '뒷전'

공연장 장애인석 '홀대'...부천시민회관은 '전무'

등록 2004.04.26 15:50수정 2004.04.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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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를 자랑하며 각종 크고 작은 공연을 개최하고 있는 부천시가 공연장 관람석을 배치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장애인은 문화도시 부천의 언저리에 살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이 지난 88년 개관한 이래 부천의 중심적인 문화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부천시민회관의 경우 대공연장 1218석 중 장애인을 위한 객석은 단 한 곳도 마련돼 있지 않는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는 공연장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상동 주민인 한모씨는 24일 부천시 인터넷 홈페이지(www.bucheonsi.com) ‘시장에게 바란다’를 통해 ‘부천에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합니까’라는 제목으로 공연장에서조차 장애인이 홀대(?)받는 상황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한씨는 “남편이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으로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공연 관람을 원했으나 맨 뒷자리에 배정된 장애인 자리를 보고 관람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개선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a 복사골문화센터 전경

복사골문화센터 전경 ⓒ 부천시청

실제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의 경우 총 626석 중 장애인석이 6석으로, 이는 1층 공연장 맨뒷줄의 양쪽 사이드에 위치해 있다. 또 지난해 1월에 개관한 오정아트홀도 총 414석 중 6석만이 장애인석으로 위치는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과 별반 차이가 없다.

부천지역에서 가장 오랜 공연장 역사를 갖고 있는 시민회관은 대공연장 1218석과 소공연장 352석 중 단 한 석도 장애인을 위한 자리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으로, 이같은 관람석 차이는 그간 공연장에서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관람서비스 차이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부천문화재단 맹수호 문화사업팀장은 “공연장이나 체육시설의 경우 장애인석은 접근이 용이한 곳에 두고 있다. 접근 용이성을 고려할 때 입구 가까운 곳에 배치하는 이유로 객석으로는 뒤편에 위치해 있다”며 “일반적인 시설물이 동일하며, 따라서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의 경우 1층 맨 뒤편 사이드에 총 6개석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일 관람을 원한 장애인분의 경우 좌석 선택권이 없느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1층 맨 뒷열이 아닌 중간석에 다시 자리를 배치해 드렸으나 뒤편 관람객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인용 부천시 문화예술과장은 “장애인 관람을 위한 관람석 서비스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며 “향후 보다 편리한 장애인 관람을 위해 장애인석 배치를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이에 따른 예산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천문화재단측도 “공연장운영팀, 문화사업팀 등의 협의를 통해 공연장 앞쪽에 장애인석을 만들 수 있도록 개선의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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