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민노당이 원내 제1당 안되라는 법 있나"

도올 김용옥 26일 MBC '도올특강'서 주장...국보법 철폐도 강조

등록 2004.04.27 14:36수정 2004.04.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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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BC '도올특강'에서 강연하고 있는 도올.

MBC '도올특강'에서 강연하고 있는 도올. ⓒ MBC 제공

"이번 총선에서 내가 가장 충격을 받았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건은 민주노동당의 약진이다. 민주노동당이 일거에 국회의원 의석을 10석이나 차지했다는 것은 얼마나 우리 사회가 새로움과 진보에 대한 갈망이 있는가를 여실히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여태까지 무시해 온 진보세력이 사회의 밑바닥에 확실한 기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다."

민주노동당의 17대 국회 원내진출에 대한 도올 김용옥 중앙대 석좌 교수의 평가다.

도올은 26일 방영된 MBC 도올특강 '기와 정치'에서 이번 총선을 '세대·지역·계층간 갈등을 해소한 국민배심제의 승리'로 해석하고, 민주노동당 약진이 우리 사회에 또 하나의 건강한 자극제가 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또 도올은 "이번 선거에서 원내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민주노동당이 확대되어 나갈 것은 분명하다"며 "이같은 흐름이면 향후 민주노동당이 원내 제1당이 되는 시대가 안 오리라는 법이 없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이 '노동자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이슈를 개발할 수 있는 정당이 돼야 된다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또 비정규직·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한 관심을 비롯,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처우에 있는 석·박사 인력에 대한 관심 등 민주노동당이 적극적으로 떠안아야 할 다양한 계층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올은 "민주노동당이 선동적·선언적·선정적 대안이 아닌 구체적·현실적 대안으로 정치권에 만연한 낡고 부패한 사고를 근원적으로 붕괴시키는 본질적인 새로움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여태껏 소위 보수-진보 해가면서 터무니없는 말장난이나 해왔던 역사의 수레바퀴를 이제 제대로 굴리는데 민주노동당이 기여를 해달라"는 부탁의 말을 남겼다.

국가보안법 철폐, 이라크 파병 연기도 주장


"국가보안법도 철폐돼야 됩니다. 새시대에 걸맞게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철폐돼야 되고, 지금 파병문제니 이런 것도 걸린 현안들이 많으나 파병문제는 간단한 거예요. 미국 사람들의 입김을, 미국 사람들을 함부로 자극하면 안돼요. 그러니까 살살살… 하면서 미국 대선 때까지만 연기하면 돼. 알겠어요."

이날 강연에서 도올은 우리 사회가 국민소득 2만달러 운운하기 앞서 해결해야 될 과제로 '국가보안법의 철폐'와 '이라크 파병의 미대선 이후 연기'를 주장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도올은 한국 사회에서 소위 보수 세력들이 '빨갱이'라는 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예로 든 뒤 한국 사회와 역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이 반드시 철폐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보안법 철폐 없이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더라도 우리가 바라는 주체적 외교나 자주국방, 문화적 각성도 요원하다는 게 도올의 설명이다.

한국 사회에서 정치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로 도올은 "정치개혁→기업구조의 변화→노동윤리의 변화→국민화합→민주의식의 재고→이데올로기 해방→남북문제개선→주체적 외교→자주국방→문화적 각성→한류의 확대→동북아허브→세계물류의 중심"이라는 수순의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도올은 내주 방영될 다음 강연에서 구한말 사상가인 최한기의 서양사상 해석을 근거로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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