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산타 클로스를 만나다

안양 '사랑의 산타 봉사팀' 어린이 날 맞아 다채로운 행사 준비

등록 2004.04.30 01:38수정 2004.04.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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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볼런티어

달력이 달랑 한장 남고 거리에 캐롤이 울려 퍼질 때면 크리스마스 생각이 난다. 마음까지 술렁이는 크리스마스 전야. 허연 수염의 산타 할아버지가 굴뚝으로 들어와서 잠든 사이 선물을 주고 간다는 얘기는 상상만으로도 사람을 즐겁게 한다.


지난 성탄절에 신비한 산타가 되어 1200여명의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사랑을 받았던 산타봉사단이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 중이다.

사랑의 산타팀이 탄생하다

지난 해, 안양시 자원봉사센터는 노인들에게 적합한 봉사 활동 영역을 구축하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사랑의 산타봉사팀을 만들고 신청자를 모집했다. 이에 전직 학교장, 학원 강사, 유치원장 등 평생 교육을 위해 살아온 18명이 지원했다. 평균 연령이 65세인 이들은 산타의 자세와 긍지, 프로그램 진행에 관한 준비 과정을 교육과 실습을 통해 다져갔다.

초보 산타들은 어떻게 하면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꿈과 희망을 심어 줄 수 있을까를 고심했다. 산타들은 함부로 말하지 않기와 표준어 쓰기 등을 다짐하면서 아이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가슴이 부풀었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완벽한 복장에 턱수염까지 갖춘, 누가 보아도 영락 없는 산타로 재탄생했다.

산타팀, 눈부신 활약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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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볼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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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볼런티어

산타팀은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 대신 학원연합회에서 준비한 차량에 3~4명씩 나눠 타고 어린이 집, 유치원, 놀이방 등을 방문했다. 탄성을 지르며 환호하는 아이들에게 "저~ 하늘에서 왔습니다"하고 인사했다. 인자하면서도 위풍당당한 산타의 등장에 장난기 많던 개구쟁이조차도 숨을 죽였다.

산타들은 부모님이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며 개개인의 장단점을 말해 주었다. 부모가 준비한 덕담을 할 때면 아이들은 "어떻게 나에 대해 저렇게 잘 알까?"하는 표정을 지으며 놀랍다는 듯이 산타를 쳐다본다.


산타와 아이들, 동화 속에서 놀다

인자한 얼굴에 고풍스런 자연 그대로의 수염이 인상적인 최기영(80) 할아버지는 초보 산타가 아닌 경력자다. "징글벨 징글벨……" 캐롤을 부르며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춘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잡으세요. 잡으세요. 이 지팡이를 잡으세요. 여기 어린이 앞으로 나와 주세요."

아이들은 평생 처음 만나는 산타의 마술에 넋을 잃는다. 동심으로 돌아간 산타와 아이들은 한데 어우러져 동화 속 주인공이 된다.

산타 중에는 8명의 할머니들이 있다. 처음에는 '산타 할아버지'에만 익숙한 아이들에게 '할머니 산타'라는 말이 낯설어 많이 고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솔직하게 할머니임을 밝혔을 때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고.

빡빡한 일정 때문에 1시간 정도 머무를 수밖에 없어 아이들이나 산타 모두 아쉬움이 들었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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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볼런티어

"산타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한 아이가 편지를 건넨다. 예견하지 못했던 일이다. 산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음에 아이들을 만나면 "산타도 널 만나서 반가웠다"는 답장을 미리 준비하리라 다짐을 해본다.

사진 촬영이 끝나자 아이들은 "가지 말라"고 매달린다. 그 아이들을 하나하나 안아 주고 "다음에 꼬옥 또 와달라"는 당부를 뒤로 하고 일어선다. 아이들의 가슴에 이들은 평생 처음 만난 신비한 산타로 기억될 것이다.

이제는 5월의 산타를 준비한다

산타봉사단은 크리스마스에 국한하지 않고 5월 5일 어린이 날에 특별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부모와 함께 노는 날이라는 생각을 깨고 어린이 날의 의미를 일깨우고 평생 기억에 남는 즐거운 교육을 선보일 예정이다.

옛날 이야기 팀에서는 노인 특유의 구수한 동화 구연을 준비중이고, 레크레이션(게임, 만담), 피에로 공연, 풍물, 미술지도, 종이 접기 등도 계획돼 있다.

또한 산타 전문 교육을 수료한 후, 보육 시설로부터 신청을 받아 2인 1조로 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다. 어려운 보육 시설에는 지원을 확대하여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어 줄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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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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