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사상 떠나 북한의 고통을 나누자”

용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 30일 발족식 및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04.04.30 19:10수정 2004.04.3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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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용천(룡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과 모금행사가 강만길, 김성훈, 이장희, 장승학, 한완상 등 각계 원로가 모인 가운데 열렸다.
30일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용천(룡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과 모금행사가 강만길, 김성훈, 이장희, 장승학, 한완상 등 각계 원로가 모인 가운데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번 시민모임 발족은 기존의 구호단체나 재야단체가 아닌, 평화·통일·남북경협 등 시민사회단체가 나섰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남북경협살리기국민운동본부, 평화연대, 6·15 실천협의회 등 4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용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이하 국민운동본부)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용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 발족식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 인사말에서 남북경협운동본부 이장희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발족한 국민운동본부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선 일회성 단체가 아닌 지속적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는 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번 북한 사고는 단순 사고가 아니라 북한의 SOC(사회간접자본) 부족으로 인한 사고인 만큼, 우리가 적극 도와서 사고 재발을 막아야겠다”고 덧붙였다.

'용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로 모금하려면?

- 성금모금기간: 2004년 4월 30일 ~ 6월 25일

- 용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 성금계좌
: 국민은행 009901-04-004761 예금주 이장희

- 휴대폰 성금 결제 서비스 모금
: 평화연대 홈페이지(www.peace21.net) 휴대폰 성금결제 서비스
격려사에서 천도교 김철 전 교령은 “최근 전 국민적 북한돕기운동의 전개는 1~2년 전에 비해 놀라운 변화지만 이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서서히 흘러오다가 이번 사고로 인해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령은 “나는 4~5년 전부터 남한과 북한 서로 적대시하지 말고 서로의 길을 시인하자는 ‘양시론’을 주장해 왔다, 서로에 대한 원수적 생각 버려야한다”며, “화해의 역사가 이미 시작된 만큼 우리가 앞장서 남북 협력의 주체가 되자”고 주장했다.

남북경협운동본부 김성훈 상임고문 역시 “우리는 6·25 고통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기에 사상과 이념을 떠나 현 북한의 고통에 동참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며 “그동안 북한 돕기에 외면하던 사람들마저 북한 돕기에 나서고 있고, 이는 나라와 민족의 앞길에 빛과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 상임고문은 "이 기회에 북한 돕기의 차원을 넘어 북한을 바라보는 남남 갈등도 해소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발대식을 시작으로 앞으로 6월 25일까지 약 2개월간 성금모금을 펼치며, 인터넷 미디어와의 연대를 통해 릴레이 메일 보내기 운동 및 플래시몹 형태로 지속적인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구호지원을 넘어선 재건지원 사업을 장기적으로 전개하고, 지원방안과 과련해 건설협회 및 경제단체와의 연대도 모색할 예정이다. 6월 25일까지 모인 모금액 전액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완상 한성대 총장, 이명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김춘옥 겨레하나합창단 단장, 배병삼 전 리비아 대사 등 시민단체 원로들 25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국민운동본부의 대국민 호소문 전문이다.

북한 평안북도 용천역에서 일어난 대형 폭발참사로 수 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같은 민족으로서 이 같은 대형 참사로 많은 사상자가 난데 대해 슬픔과 애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대회 경제봉쇄와 홍수 등으로 인한 경제난, 식량부족, 이에 따른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이번 재난은 엎친데덮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에는 많은 사상자를 후송, 치료할 병원도 부족하다고 하며 그들을 구호할 응급의료 체계도 허술하다고 합니다. 많은 의료품과 구호품, 복구장비와 의료시설, 식량과 생필품이 부족할 것입니다. 물질적 지원 뿐 아니라 인도적 구원의 손길도 필요할 것입니다.

끔찍한 상황을 앞에 두고 신음하고 있을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희망스럽게 만드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고통에 절망하고 있는 그들을 돕는 일은 희망을 주는 일입니다. 같은 민족으로 우리는 사경을 헤매고 있는 이들의 재난상황에 적극 나서 구호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많은 국제구호 지원 단체와 시민들이 동참하고 있고, 정부와 기업 등에서 앞장서고 있습니다. 더욱 많은 동포애로 용천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사랑과 희망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용천돕기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

<용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 결의문>

1.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북녘 동포들에게 인도적인 지원을 펼친다.
2. 북녘 동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하여 다른 단체와 기관들과의 지속적인 연락을 취한다.
3. 정부와 민간단체, 해외 정부와의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연구한다.
4. 단기적인 북한동포돕기 지원과 더불어 지속적인 재해복구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한다.
5. 북녘 동포를 돕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여 범국민적인 운동을 이루도록 한다.

이번 용천역 폭발사고가 남북화해와 신뢰회복, 6.15 공동선언의 정신이 실천․계승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용천동포 희망주기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하면서 다른 시민단체를 비롯한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성원을 호소하며, 사고로 희생된 많은 북녘 동포와 부상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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