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를 '시민'기자로 보아주세요

작지만 우리 현실에서 들리는 생생한 목소리일 뿐입니다

등록 2004.05.01 10:41수정 2004.05.0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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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강남 엄마'와 '그냥 엄마'의 차이>라는 기사가 <오마이뉴스> 메인면 톱으로 올라간 날부터 엄청난 양의 항의성 메일을 받았습니다.

제가 첫 기사로 다루었던 종교와 제사 문제가 주로 <오마이뉴스> 안에서만의 격심한 토론 대상이었다면, 이번 기사의 경우 대형 포털사이트에까지 머릿기사로 등장했기 때문인지 <오마이뉴스> 독자가 아닌 분들에게서도 차별 또는 역차별에 대한 항의성 글이 수없이 쏟아졌습니다.

그 중 몇몇 분들은 아주 진지하게 그리고 진심을 담아 기사가 줄 부작용에 대해 저에게 경고하셨으며 저는 기쁘게 그분들의 진지한 의견을 받고 또한 작은 기사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우리 사회에 대한 다양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이며 국민들 중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게 되면 서서히 해결책 역시 도출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감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수의 분들은 기사를 보고 느낀 격앙된 감정의 해소 차원으로 '악성메일'을 보내십니다. 심지어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포함한 메일을 읽으며 욕설과 분노의 원인이 무엇이었던가 새삼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민기자 기사의 내용을 보통의 경우로 일반화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시민기자들의 기사는 시민기자라는 특성상 전문성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올리는 것은 시민 개개인에게 목소리를 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작은 목소리를 통해 사회에 보이지 않았던 부분도 읽어보자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시민기자의 기사는 규격화되고 정형화된 전문기자의 기사와는 다르며 기사의 영향력면에서도 전문기자들의 그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로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 것은 바로 그런 뜻이었습니다. 기성 기자들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비중 있는 기사를 주로 다룬다면, 시민기자의 활동은 전문가들에게는 일부 또는 소수라는 이유로 쉽게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문제들을 그저 한 사람 시민의 눈으로 보고 생생하게 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분명 존재하고 있으나 더러는 눈감고 싶은 일들도 일어납니다. 물론 아주 소수이며 극히 일부에 한해서라는 단서를 달고서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소수나 일부의 목소리를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다면 우린 알면서도 눈감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극히 일부일 뿐이야…" 또는 "한두 사람 정도를 가지고 뭘…" 하는 생각을 조금 바꿔, 이런 일부도 있으며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도 일어난다라는 사실을 마음 속, 머리 속에만 가지고 있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시민기자가 해야할 몫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일반화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일부나 소수에 대한 기사이므로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일반화하려는 의도 역시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시민기자는 우리 사회의 시민모니터링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전반적인 평가가 아닌 작은 부분을 들여다보는 세부 모니터링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제도는 의미있는 제도입니다.

저에게 오는 항의성, 경고성 메일을 양을 보니 <오마이뉴스>가 제 생각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합니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어 <오마이뉴스>를 읽어보는 네티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에 시민기자로서 상당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시민기자의 기사는 역시 한 사람의 시민의 목소리로 들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영향력이 막대한 기존의 전문기자가 아닌 독자분들과 같은 입장에서 마주 앉아 담소를 하듯 우리 주변의 자잘한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바로 저희 시민기자이며 또 그 입을 통해 나온 소소하고 자잘한 이야기가 시민기자들의 기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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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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