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기자회견에 참여한 40여명의 이라크파병철회 범국민청원운동 대표단이 흰 국화를 들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이정은
이라크 파병 철회를 주장해온 각계 시민단체 대표들이 파병 철회 범국민 청원운동을 선포했다.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3일 오후 2시 서울 한국언론재단에서 '이라크파병철회 각계인사 1만 시국선언 및 범국민 청원운동 선포식'을 열고, 대통령과 여야정당대표 및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이라크 파병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은 인사말에서 "미국의 침략전쟁으로 무고한 민간인들이 대량 학살당하고 연합군의 야만스러운 점령군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국익과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아들들을 보내려 한다"면서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 의장은 "대통령도 현재 차원 높은 정국구상을 하고 있겠지만,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파병을 중단하고, 파병된 우리 군인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일"이라고 말하고, "파병이 아닌 이라크 재건을 위해 실질적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라크 포로학대는 정신병적 행위...이라크 파병 군인 후유증 심각할 것"
민주노동당 이영순 당선자 역시 "17대 총선 이후 우리는 새 정치를 펼칠 날이 왔다며 기뻐했으나, 국민 앞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총선 후 선거 전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국민을 배신해온 파병 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기존 정당들의 정치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17대 국회에 등원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문화연대 김정헌 상임공동대표는 "이라크 파병은 우리 군인이 부시와 미국의 용병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우리가 범죄행위에 가담하는 꼴"이라며, "이라크인 포로에 대한 미국 군인들의 학대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에 부딪힌 정신병적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김 대표는 "월남전 이후 우리 참전 군인들도 얼마나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았는가"라고 반문하고, "후유증 피해는 이라크에 파병되는 우리 군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파병으로 인한 군인들의 정신적 피해를 우려했다.
"반전 평화, 파병 철회 위해 촛불 들자"
국민행동은 오는 6일 오후 1시부터 두 시간 동안 서울 명동성당 아래 우리은행 앞에서 파병철회 국민청원운동 첫 캠페인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국민적 청원서명운동을 추진한다.
또한 서희·제마부대 철수 및 추가파병철회결의안 채택을 위해 17대 당선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각 당에 파병철회의원그룹 간사를 두기 위해 오는 15일을 전후해 국민공청회를 열며, 17대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파병철회결의안 서명을 요구하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게다가 오는 14일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에는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에서 파병 철회를 위한 촛불행사를 개최하며, 특히 6월 12일을 '이라크 파병철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범국민행동의 날'(가칭)로 지정해 전국 집중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기자회견 이후 통일연대 한상열 상임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국민행동의 기자회견이 파병철회 선언에 그쳤다면, 오늘 선포식은 파병철회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확대시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하고, "효순이·미선이 추모, 탄핵반대를 위해 전 국민이 들었던 촛불을 이번에는 반전 평화, 파병 철회를 위해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김순임 공동대표, 전국연합 오정렬 상임의장, PD연합회 이강택 회장, 여성단체연합 정현백 상임대표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 대표 4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