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김희수
'여성의원들의 정기적인 모임’은 그동안 꾸준하게 거론돼왔던 ‘여성의원들의 연대’가 가시화한 대목으로 17대 국회에서는 여성들이 여성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 초당적으로 협력을 일궈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1일 “우리 사회의 정치적인 미래를 여성들이 맡을 수밖에 없다”면서 “여성의원들이 연대할 것”을 제안했고, 김정숙 한나라당 의원도 “욕을 먹어도 뭉쳐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명숙 당선자(열린우리당·경기 고양 일산갑)는 “여성의 정치세력화가 중요하지만 여성들이 초당적으로 연대하는 장밋빛 무지개를 그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계를 지적하면서 “여성 관련 입법을 추진할 때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하는 등 실현가능한 연대 방식을 제시했다.
초선의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리더십 과정에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새천년민주당 등 4개 정당의 여성의원 당선자들이 고루 참석, 눈길을 끌었다.
“여성시각 새정치 펼치자”
당별 여성의원 네트워크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17명 여성 당선자들은 지난달 27일 ‘열린정치 여성의원 네트워크’(가칭)를 결성하고, 나눔과 돌봄의 정치를 실현할 것을 약속했다.
열린정치 여성의원 네트워크는 ▲세비의 일정액을 사회에 기부 ▲일체의 향응을 거부 ▲호주제 폐지 달성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보육문제 해결 ▲북한 여성과 북한 아동 돕기에 적극 참여 등 5가지 부문의 실천을 약속했다.
한나라당도 지난해 10월 ‘한나라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여성모임’(이하 한미모)을 꾸렸다. 한미모는 여성의원뿐만 아니라 여성 당직자까지 포함한 당내 여성정치인 모임으로 당내에서 여성의 세력화를 도모하는 등 당내에서 여성정치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대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성의원들의 초당적인 협력구축은 물론 활발한 의정활동을 위한 리더십 교육을 받는 등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화여대 이화리더십개발원(원장 조형)이 지난 1∼2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개최한 워크숍, ‘여성 국회의원 리더십 과정’에는 초선의원들과 선배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해 17대 국회에서 초당적 협력을 일궈내는 기반을 다졌다.
이번 과정은 초선의원들이 좀더 빠른 시기에 의정활동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17대 국회 전망 ▲의정활동의 성공과 실패 ▲여성정책의 과제 ▲국정감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 ▲여성의원의 미션과 비전 등 의원활동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준비됐다.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은 “39명의 여성의원을 국회에 입성시킨 4·15총선은 역사적인 일이었다”며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받고 있는 여성의원들이 소속정당을 넘어서 여성주의 패러다임과 여성시각으로 정치를 변화시켜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성현안 해결위해 초당적 협력 구축” 손에 손잡아
1일 저녁 진행된 ‘여성정치연대의 밤’에서는 김희선·김정숙·이연숙 의원 등 선배의원들이 17대 초선 여성의원 당선자들에게 “여성의원들의 연대를 통해 여성현안들을 해결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1일 오후 진행된 여성정책의 과제에 관한 토론에서 이혜경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새롭게 재편되는 복지국가제도에 페미니스트의 성인지적인 관점이 들어가야 한다” 제안했으며, 조은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령화, 저출산, 혼인율 저하, 비혼가족 증가 등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여성정책이 모든 정책에 개입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장필화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여성이 아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여성이 주류화되어야 한다”고 제기했다.
지은희 여성부장관은 호주제 폐지, 2008년까지 부모들의 보육부담을 50% 수준으로 낮추고, 직장 내 남녀차별에 대한 시정권고제를 시정명령제로 도입할 계획 등을 중심으로 한 여성정책을 설명했다. 지 장관의 설명 후 전여옥 당선자는 “청소년들이 성 매매에 나서는 이유 중 하나가 10대들의 잡지에 나오는 고가의 화장품과 핸드폰 등을 사기 위한 것”이라며 “청소년 대상 광고를 규제할 계획은 없느냐”고 질문했고, 김애실 당선자는 보육을 시장 기능에 맞춘 후 조세정책을 통해 혜택을 주는 것이 어떠냐”는 안을 내는 등 여러 의원들이 질문을 던져 대정부질의장을 방불케 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이틀 간 진행된 세미나를 정리하면서 17대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여성국회의원 리더십 과정은 이화리더십개발원이 2003년 가을학기에 개설한 ‘제1기 여성정치 리더십 과정’과 연계되어 진행된 것이며, 30명 수강생 중 5명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됐다. 이번 리더십과정에는 지은희 여성부장관과 16대 김정숙·김희선·이연숙·전재희 의원과 17대 초선의원 당선자인 강혜숙·고경화·김선미·김애실·김영숙·나경원· 박순자·박찬숙·손봉숙·심상정·안명옥·윤원호·이경숙·이계경·이영순·이혜훈·장복심·전여옥·진수희·최순영·한명숙·현애자·홍미영 당선자 등 정치인들과 박성희 한국경제 논설위원, 차미례 세계일보 논설위원,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등 언론 및 여성단체 인사들도 동참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