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거의 없어진 개구리. 자세히 보면 꼬리가 1~2mm 정도 까맣게 남아있다.엄선주
드디어 꼬리 길이가 2mm도 남지 않은, '개구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개구리다운 올챙이(?)가 출현했다. 아무래도 그들의 주거 공간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작은 어항을 샀다. 그리고 굵은 모래를 채우고 개구리가 되면 뭍(?)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한쪽으로 높여 깔았다. 아이들과 대야에 있는 올챙이들을 한마리씩 손바닥으로 건져 올렸는데 이 재미도 꽤 쏠쏠했다.
꼬리를 꽁무니에 까맣게 달고 다니는 올챙이는 이제 더 이상 물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높은 모래 위로 몸의 절반 이상을 내놓고 있었다. 고개를 위로 꼿꼿이 쳐들고 윤기 흐르는 피부를 뽐내듯 앉아 있는 모습이 제법 늠름하고 의젓해 보인다. 마치 올챙이들을 향해 이제 난 더 이상 너희들과 격이 달라, 라고 말하는 듯하다.
식구들은 하나같이 '이 개구리는 내가 키웠어'라는 듯이 뿌듯함을 가득 머금은 채 서로에게 자랑한다. "이리 와서 이 개구리 좀 봐. 너무 의젓하지. 정말 멋져"라고. 생명의 소중함, 키우는 기쁨을 선사한 개구리에게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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