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은 가셨어도 기리는 정은 갈수록 깊어져

고 이동훈 화백 20 주기 추모전 여는 제자들

등록 2004.05.15 08:18수정 2004.05.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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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개막  테이프를 끊고 있는 제자들
전시회 개막 테이프를 끊고 있는 제자들안병기
한국 풍경화의 선구자로서 대전지역 문화 발전과 미술 교육에 열정을 쏟아부었던 고 이도훈 화백 추모 20주년 기념전이 14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대전 갤러리>에서 열렸다.

때 마침 스승의 날을 맞은 탓인지 이젠 지역 화단의 중진들이 된 수 많은 고인의 제자들이 찾아들어 고인의 인품을 추모하고 그의 한결같았던 예술혼을 기리는 열기로 넘쳐났다.


추모 행사  광경. 제자였던 김치중 배재대 교수가 고인의 연보를 발표하고 있다.
추모 행사 광경. 제자였던 김치중 배재대 교수가 고인의 연보를 발표하고 있다.안병기
행사는 오후 4시 30분 고인의 제자들이 개막 테이프를 끊으므로써 시작됐다. 뒤이어 고인의 제자들을 대표해서 배재대 김치중 교수가 이동훈 화백의 연보를 발표하는 것으로써 행사의 서막이 올랐다.

고 이동훈 화백의 작품 <부산 풍경>
고 이동훈 화백의 작품 <부산 풍경>안병기
이번 전시회에는 고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정물> <부산풍경> <뜰> 등 3점과 고인의 제자 70여명이 출품한 회화, 조각 등 70여 점이 함께 전시됐다. 이 가운데 특히 작품 <뜰>은 이동훈 화백의 토속적이고도 느긋한 심성이 그대로 녹아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여유있고 한가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대전 화단의 개척자이자 우리나라 초창기 대표적인 풍경화가로 손꼽히는 고 이동훈(1903∼1984) 화백은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 이것이 그가 오히려 당시 화단에 만연했던 일본풍이나 어설픈 유럽 화풍 베끼기의 해독에 물들지 않고 그만이 가진 독특한 한국적인 화풍을 이루는데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농촌, 목장, 과수원, 소, 배가 있는 여름 들판, 강물이나 시냇물이 흐르는 시골 풍경등을 그림의 소재로 즐겨 택했다. 또한 그는 담담하고도 느릿느릿하게 색채를 칠해나감으로써 그의 생애 대부분을 보냈던 충청도 특유의 정서를 화폭에 재현해냈다.

고인의 제자였던 최종태의 조각 <인물>
고인의 제자였던 최종태의 조각 <인물>안병기
제자들은 고 이동훈 화백은 그림 밖에 모르는 화가였지만 자신들에게는 늘 자상하고 속정이 깊었던 올곧은 선생이자 열정적인 예술인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중학교 때 이동훈 선생을 만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에 발을 들여놓게 됐던 최종태(서울대 조소과) 명예교수는 그런 이동훈 선생에게서 우직.소박.정직을 배웠다고 술회했다.

대전시교육청이 스승의 날 기념 행사의 하나로 열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대전 갤러리>에서 5월 29일(토)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고 이동훈 화백 연보

▲ 생전의 이동훈 화백
이동훈 연보

1903 평북 태천 출생
1924 평북사범학교 강습과 수료
1935 서울로 이사 서울 죽천초등학교 근무
1936-1940 도오다시게오로부터 4년간 사사
1945 대전으로 이사
대전공업학교 2년간 근무
1946-1969 대전에서 개인전 8회
1947-1963 대전사범학교 근무
1949 국전「목양의 아침」특선
1953 국전 「목장」문교부장관상 수상
1955 국전추천작가 추대
1962-1969 한국미협충남지부장 역임
1963 충남고등학교 근무
1969 충남고등학교에서 정년퇴임
1970 수도여자사범대학에서 12년간 강의
1984 81세로 별세 / 안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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