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S초교, '불법찬조금' 자모회비 조성 말썽

학급당 1백만원 가량 거출...영암교육청 자체 감사 벌여

등록 2004.05.15 20:21수정 2004.05.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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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군 S초등학교 자모회가 연간 수천만원에 이르는 불법찬조금을 거뒀다는 의혹이 제기돼 해당 교육청이 감사를 벌이는 등 불법찬조금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학교발전기금이란 명분으로 일선 학교에서 관행적으로 편법 거출되는 자모회비는 그간 학생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당초 목적과도 맞지 않는 곳에 지출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초등학교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해 S초등학교가 학급당 100여만원 이상의 찬조금을 36개 학급에서 거둬들이는 방법으로 수천여만원을 조성해, 교육청 관계자 등의 접대와 학교 예산편성에 들어 있는 학습교재 등에 편법 중복 지출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영암교육청은 13일부터 이틀간 자체감사를 벌였다.

S초등학교 불법 찬조금 거출 의혹은 지난 12일 영암 신북초등학교에서 열린 '전남교육발전을 위한 학무모와의 간담회' 석상에서 S초등학교 학교운영위 부위원장인 이모(36)씨가 "지난해 학교 자모회가 4천여만원에 이르는 찬조금을 거출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같은 학교 학급자모회장 K모씨는 "지난해 한 가정에 6만원씩 19가구가 거출해 총 114만원의 자모회비를 거뒀으나 생활이 어려운 일부 가정에서는 내지 못했다"면서 "자모회비를 내지 않을 경우 자녀들이 학교에서 어떤 불이익이라도 당할까봐 부모들이 거의 다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초등학교 2003년도 자모회측은 지난해 거출한 자모회비가 1050만원이라고 항변하고 있으나 S초등학교가 총36개 학급임을 감안할 때 불법찬조금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학교운영위의 주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S초등학교의 학생 대부분은 인근 S중공업에 근무하며 사원아파트에 거주하는 근로자의 자녀들이다. 때문에 다른 곳으로의 전학 등도 어려워 학부모들은 교육비 부담에 따른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내 예산 결산 심의 등 학교행정에 참여하는 S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측도 자모회의 무소불위식 활동 때문에 학교운영위 활동에 제약을 받을 정도라고 호소하고 있다.

S초등학교 불법찬조금 조성 의혹에 대해 자체감사를 벌인 영암교육청 관계자는 "감사 결과 지난해 1050만원에 이르는 자모회비가 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자세한 내용을 다 공개할 수 없으나 지난해 교사와 학부모간 친목 배구대회시 식대 등이 자모회비에서 일부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초등학교 운영위원회 조은일 위원장(36·S중공업 근무)은 "학교발전을 명분으로 편법 조성된 자모회비가 학교예산에 기 편성된 학습교재비와 기구 구입비 등에 중복 지출되는 등 의혹이 많다"며 찬조금 조성 및 사용내역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위원장은 또한 "자모회비 거출과 편법 지출은 무상교육과 교육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비민주적이며 투명치 않은 것으로서 당연히 없어져야 할 병폐"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S초등학교 신아무개 교장은 "자모회비 편법거출 건은 지난해 있었던 일로서 자모회비 수천만원 거출은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확인된 것은 1050만원이다"면서 "14일 오후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지문을 통해 학교 자모회 해체, 불필요한 학부모 학교 출입 불허, 촌지 및 향응 접대 금지 등 조치를 취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자모회를 학교에서 해체한다고 통보했으나 제대로 시행될지 의문스럽다, 자모회 해체와 불법찬조금 모집 금지 등을 촉구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결의대회를 가질 것이다"면서 "교육비리 근절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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