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에 모인 석성 버섯 마을의 젊고 세련된 아줌마들오창경
더 놀라운 사실은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손길들이 바쁜 마을회관 주방에서였다. 도시 못지 않게 젊고 세련된 주부들이 활력 넘치게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요즘 시골 마을에 이 마을처럼 활기와 젊음이 있는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과 행정기관 사람들이 일정대로 움직이는 동안, 나는 주방의 젊은 주부들 틈에서 알려진 정보들 사이의 틈새를 찾다가 이 마을의 주부들 중에는 6자매가 한 동네에서 살면서 양송이버섯 재배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 6자매로 인해 젊은 주부들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알 수 있었다.
6자매의 맏언니인 박경자(44)씨를 필두로 경선, 경남, 경순, 경애, 경화씨가 함께 양송이를 재배하면서 모여 살고 있다. 맏언니 경자씨가 양송이 재배를 시작하면서 나머지 동생들도 합류하게 된 것인데 바쁠 때는 서로 품앗이를 하면서 오순도순 살고 있다고 한다.
원래 맏언니만 이 마을에서 살았지만 나머지 동생들이 언니의 권유로 한 명씩 귀향을 하다보니 6자매가 다 모이게 된 것이었다.
남자 형제들과 달리 여자 자매들은 육아와 가사 노동 등을 공유하면서 아쉬운 소리도 쉽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모여 살면 당연히 좋은 점이 더 많다. 거기에 귀향한 자매들이 재배하는 양송이는 종균 상태에서 상품까지 45일밖에 안 걸리는 현금성이 높은 작목이라 전망도 밝으니 도시 생활이 부럽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양송이 재배로 소득이 높아지다 보니 몇 년 사이에 귀농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일은 힘들지만 돈벌이가 확실하게 되는 일이 있다면 시골로 살러 오겠다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을 이 마을은 보여주고 있다.
모처럼 시골 동네에서 만난 젊은 활기들로 기분이 좋았는데 양송이로 만든 음식들이 다시 한 번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솔직히 양송이는 피자에 토핑으로나 얹고 삽겹살 구울 때 함께 구워먹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렇게 쓰이는 양송이와, 청룡 마을에서 나오는 양송이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었다. 청룡마을의 양송이는 마치 하얀 달걀처럼 생긴 것이 단단하고 야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