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양성 공통관심사 페미니즘
여성주의 즉, 페미니즘(Feminism)은 양성평등을 해치는 모든 억압적인 제도와 관습을 해체하려는 이데올로기다. 따라서 생물학적 성(性)에 따라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거나 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오류다.
또한 칼 융이 주장하듯, 남성에게는 51%의 남성성과 49%의 여성성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100%에 가까운 젠더를 강요하는 제도와 관습은 여성의 적만이 아닌 남성의 적이기도 하다. 즉 여성주의는 법적, 제도적, 관습적, 문화적으로 조화로운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필요한 남녀 공통의 이데올로기인 것이다.
이 같은 논리를 배경 삼아 남성페미니스트를 찾아본다면 결코 적지 않은 남성들을 거론할 수 있다. 또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내세우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페미니스트는 존재한다. 페미니즘의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국내 남성페미니스트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최재천(현 <우먼타임스> 편집위원) 서울대 교수와 권혁범(<우먼타임스> 편집위원 역임) 대전대 교수, 정유성 서강대 교수다.
최근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선정한 청소년의 바람직한 과학자상이 되는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최재천 교수는 호주제의 생물학적 모순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여성주의자들의 환호를 받은 인물이다.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라는 책을 통해 남성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 최 교수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요청으로 제출한 '호주제의 근간이 되는 부계 혈통주의에 대한 과학자의 의견'에서 "전통적으로 남자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우리 족보와는 달리 생물학적인 족보는 암컷, 즉 여성의 혈통만을 기록한다. 부계 혈통주의는 생물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존재할 수도 없다"는 주장을 폈다.
최 교수는 여성의 생물학적 능력을 사회적 억압의 근거로 삼아온 남성중심 사회에 오히려 생물학적 논거로 여성주의를 옹호한 탓에 수많은 사이버 테러를 당한다.
'딸사랑….', 'MenIF(Men in Feminism)' 등 모임 활동 활발
<말>지에 기고한 칼럼 '남성깨기'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을 통해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밝히고 사회모순을 고발한 권혁범 교수는 진보 진영과 페미니즘 진영의 불화에 대해서도 정공법적인 논리를 폈고, 매스미디어를 통해 페미니즘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한 공이 있다.
정유성 서강대 교육학과 교수는 여성학계의 흔치 않은 남성 페미니스트로 이론 연구와 언론 등을 통한 페미니즘 확산에 기여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