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도와 관음보살도를 그리는 형사

대구 동부경찰서 조상구 형사... 20일-29일 불화 전시회

등록 2004.05.21 23:25수정 2004.05.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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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동부경찰서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선불전]의 작가 조상구 형사.

동부경찰서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선불전]의 작가 조상구 형사. ⓒ 평화뉴스

오는 26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대구 동부경찰서에서는 '선불전(禪佛展)'이라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작가는 현재 동부경찰서 정보과 형사로 재직중인 조상구(56)씨.

91년부터 달마도와 관음보살도 등을 그리기 시작한 조씨는 11회 공무원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하는 등 여러 곳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불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회는 여덟 번째 개인전으로 그동안 달마를 그린 선화(禪畵)와 관세음보살을 그린 불화(佛畵) 등 선불화 30여 점이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 동안 경찰서 로비에 전시된다.

조씨의 전시회가 경찰서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씨는 "불화를 그리는 일이 25년 동안의 경찰 생활에 힘이 되었다"며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경찰서를 들른 사람들에게 자비와 나눔, 자기성찰 등 불교의 덕을 전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1975년에 외근 형사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평소에 관심있던 미술계와 관련한 사람들도 인연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국화에 관심이 많았던 조씨는 우연히 불화를 그리는 스님을 알게됐고, 조씨의 능력을 알아본 스님의 권유로 91년부터 불화를 그렸다.

그동안 틈만 나면 붓을 잡은 노력으로 제5회 대구경북미술대전 입선과 제9회 경북서예대전 입선을 거쳐 11회 공무원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하면서 불화 전문가로 우뚝섰다.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송한(松閒)이라는 호도 받았다.


"낮 동안 일에 시달리지만 밤에 붓을 들고 있으면 피곤하기보다는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고, 여유가 생깁니다. 불화를 그린 덕분에 그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하루하루 지친 마음이 해소되고, 사회에 보시하는 정신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 정년을 맞는 조씨는 퇴직 후 불화 작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조씨는 "남들은 퇴직 후의 생활에 걱정을 하지만, 저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생각에 몸도 마음도 모든 준비가 돼있는 상태입니다"라며 넉넉하게 웃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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