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회에 참석한 외교부 직원들김진이
설명회 내내 지적됐던 조직 전반의 착시 현상은 성과와 관계 없이 예산이 안정적으로 지원되는 정부 조직의 성격상,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조직 전체의 자각 증상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김상현 팀장은 "외교부 구성원들이 설문조사에서 5년 후에 국제 정세가 급변할 것이라고 답변했으나 외교부의 업무는 5년 후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외교부의 현재 문제점을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에 의해 극복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위해 중장기와 단기 과제 23가지를 선정했다. 단기 과제는 ▲통합혁신 관리주체 설립 ▲콜센터 구축 ▲KM시스템 구축 ▲GTM 구축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IT 효율화 방안 ▲전문 인력 특별 채용 방안 ▲후진국 공관 근무 불평등 해소 ▲재외공관 최소 규모 재조정 ▲교육 프로그램 강화, 일관성 있는 자금 관리 전략 하에서 규정, 조직, 프로세스,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GTM 시스템이 거론됐다.
이를 통해 재외공관 출납 담당의 생산성을 26% 이상 증가시키고 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하라는 조언이 더해졌다. 재외공관 비리 문제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선진국과 후진국 공관 근무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인력 충원에서 국제기구, 민간단체, 대학 등 신규 채널을 확보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원인 외면하는 착시현상 심각
냉정하면서도 비판적인 논조의 설명이 끝나자 참석한 외교부 직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개혁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 등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심지어 "외교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보고"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우리가 착시 현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오히려 외교부를 보는 외부 시각에 오해가 있지 않나. 외부의 착시 현상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외교부에 대한 국가의 인풋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다 근본적인 빙산의 끝에 들어가 보면 예산, 인력의 열악함이 있다. 개혁 방안을 제시했는데 솔직히 외교부의 인력, 예산 하나라도 바꾸려면 모두 행자부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런 문제 생각해 봤나."
"민간 기업과 비교하기 이전에 외교 업무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외교관들은 국가의 이익을 방어하는 게 주업무인데 어떻게 개별기업과 비교할 수 있나."
수요자 외면한 특수성 의미없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에 대한 해답은 명쾌했다.
"외교부 업무도 내부 자원의 글로벌화, 극대화를 통해 대국민 서비스를 최대화한다는 점에서 소니나 시티그룹 같은 글로벌 기업과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김상현 팀장과 신용수 이사는 공공기관의 특수성 운운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수요자중심의 고려는 민간기업과 공기관이 다를 수 없다는 것이 그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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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외교부 업무 70%, 가치 창출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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