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테러 조직 아니다"

<포린폴리시> "알 카에다는 이슬람의 자본, 인적 벤처 회사"

등록 2004.05.25 18:15수정 2004.05.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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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를 테러 조직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급진 이슬람 운동이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졌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에서 발행되는 유력 정치 전문 학술지 가운데 하나인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최근호에 실었다.

"알 카에다 다시 생각하기"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알 카에다는 조직 측면보다는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좀 더 치명적"이고, "'알 카에다를 세계적인 테러리스트 조직'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재슨 버커 <옵저버>지 수석 기자는 이 논문에서 "알 카에다라는 말은 1998년 FBI가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측근들의 느슨한 연결 그룹을 일컬어 부르기 시작"했다며 "빈 라덴과 그 협력자들이 새로운 사람들을 모아 조직을 만들 수 있었지만 결코 테러리스트 조직을 만들지는 않았다"며 알 카에다를 테러 조직이라는 실체로 이해하는 기존 시각에 반대했다.

재슨 버커는 알 카에다는 오히려 "이슬람 세계의 많은 다른 그룹들에게 자본·인맥·전문가 조언을 제공하는 벤처회사 같은 역할을 한다"며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이들 조직들은 파괴되고 빈 라덴의 협력자들은 체포되거나 죽었지만 '알 카에다주의'는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따라서 재슨 버커는 "빈 라덴을 생포하거나 죽이면 알 카에다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되었으며, "빈 라덴 제거만으로는 결코 이슬람의 투지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인수해 발행하는 이 학술지는 또 급진 이슬람 전사들이 "서구가 망하길 추구하면서 세계적 이슬람 국가를 강요한다라는 생각 또한 틀린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재슨 버커에 따르면 이슬람 활동가들의 주요 목적은 "정복이 아니라 공격적인 서방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것들을 격퇴시키는 것"으로 침략(?)으로부터 이슬람 세계를 방어하는 것이며 그 다음 목표가 "이슬람 국가의 건설"이다. 따라서 재슨 버커는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은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그들 목적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약화시키기를 원하는 것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재슨 버커는 "이슬람 전사들이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오직 시간 문제이라는 인식도 틀렸다"며 "이러한 노력들은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대개는 성공하지 못하였다"고 지적했다.

재슨 버커는 논문에서 "서방 국가들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군사적인 측면에서 성공을 거둘지는 몰라도 문화와 같은 소프트 파워를 통해서 새로운 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방 국가의 목적은 테러의 위험을 제거하거나 적어도 이런 위험들을 관리하는 것"이지만 "빈 라덴의 목적은 급진화하고 결집화하는 것"이고, "서방 국가들이 그를 막는 것보다 빈 라덴의 목표 달성이 더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재슨 버커 기자는 지난해 <Al-Qaeda: Casting a Shadow of Terror>를 미국에서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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