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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풍물굿패 <소리광대> 네 번째 정기공연 열어

등록 2004.05.27 20:53수정 2004.05.3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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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구 풍물굿패 <소리광대>의 지난 정기공연 모습

대구 풍물굿패 <소리광대>의 지난 정기공연 모습 ⓒ 전통예술원 판

“남북분단, 이라크 전쟁, 환경오염 등의 문제는 전부 인간에게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해결 역시 인간의 변화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번 풍물 공연을 통해 넉넉한 인심으로 이웃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공존’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30대 초반의 청년들로 이루어진 대구의 젊은 풍물굿패 <소리광대>가 이번 정기공연에서 이라크 전쟁과 환경파괴 등의 문제를 다룬다. 오는 6월 5일 저녁 7시 대구 동구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리는 네 번째 정기공연 <공존>에서 이들은 멀게만 느껴지는 평화의 문제를 풍물이 지닌 ‘공존’의 가치로 풀려고 한다.


<소리광대>는 지난 2002년부터 꾸준히 정기공연을 해왔지만 시사적인 문제를 관객과 함께 풀기위해 고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쇠를 맡고 있는 전진팔(31)씨는 “지금까지 우리 공연이 ‘한바탕 신명을 푸는 정도에서 끝난다’는 반성이 많았어요. 공연이 끝난 후 사람들 마음 속에 남길 수 있는 메시지가 많이 부족했던 것이죠. 연주자와 관객이 서로가 소통하는 것이 풍물의 장점이고, 이런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함께 생각하고 답을 찾는 공연을 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이번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효과적인 공연을 위해 이번에는 풍물뿐 아니라 영상도 이용되는데, 전쟁과 환경 문제, 조화와 화합이라는 흐름으로 전개된다. 첫째 마당에서는 장구 4대의 다양한 타법과 함께 전쟁의 참상을 다룬 영상이 펼쳐지고, 둘째 마당에서는 꽹가리와 장구, 북, 징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환경문제에 있어 공생의 중요성을 전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셋째 마당에서 이들 연주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신명나는 연주과 춤을 선보이면, 넷째 마당에서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와 연주자와 하나되는 난장으로 마무리한다.

a 상쇠를 맡고 있는 전진팔씨가 즉석에서 꽹과리를 연주하고 있다.

상쇠를 맡고 있는 전진팔씨가 즉석에서 꽹과리를 연주하고 있다. ⓒ 배선희

“마지막 난장에서 관객들이 풍물을 통한 ‘공존’의 의미를 확인했으면 합니다. 공연자와 관객이 벽을 허물고, 관객끼리도 나이와 지위를 잊은 채 하나로 어우러져 화합되는 것이 이번 공연의 핵심입니다.”

<소리광대>는 지난 1998년 경북대학교 학생 4명이 풍물에 뜻을 모아 만들었다. 전진팔씨도 그 중 한 명이다.


“대구에서는 풍물뿐 아니라 많은 예술 공연에 대해 인식과 참여가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힘들 것은 이미 각오했기 때문에 누구에도 지지 않는 열정과 젊음으로 대구지역에서 우리 문화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때까지 신명나게 나아갈 생각입니다.”

<소리광대>는 첫 정기공연 때부터 공연료가 정해지지 않은 ‘입장료 후불제’를 시행했다. '사람들마다 감동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는 생각에서다. 관객은 공연을 본 뒤에 자기가 느낀 만큼의 액수를 출구에 마련된 함에 넣는다.


현재 <소리광대>는 북구 산격동에 '전통예술원 판’이라는 보금자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대만이나 일본 등 해외초청공연을 갈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번 공연이 끝난 6월 쯤에도 해외초청공연을 열 계획이다.

또 연습실 공간을 이용해 지난달부터는 ‘국악사랑방’이라는 상설공연을 열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풍물 공연을 가까운 거리에서 접할 수 있고, 그 자리에서 느낌을 교류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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