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월 17일 사교육 대책 100일째를 맞아 사교육 대책을 추가 발표한다고 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EBS 수능강의에서 수능문제가 직접 출제될 수도 있다고 발표해, 혹시나 하는 공교육 정상화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6월2일 실시되는 수능 모의고사부터 EBS 출제 비중을 높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여지없이 학교를 '학원화'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생겼다.
2월17일 사교육 대책이 나왔을 때 많은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은 '공교육 붕괴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100일째를 맞아 발표한 추가대책은 이에 쐐기를 박는 발언이었다.
이번 대책의 면면을 보자. 일부 학원가에서 교재로 편법강의 하는 것을 막는다는 명목하에 EBS 수능 강의에서 직접 출제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또 TV인터뷰에서는 초급, 중급, 고급수준을 망라하여 출제하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만약 이 말대로라면 일주일에 대략 수십개가 되는 모든 강의를 봐야하는 부담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준 것이다. 이로서 학생들은 이전에 진행된 강의까지 합해 일주일에 약 40~50시간을 강의를 듣는데 써야한다.
이렇게되면 지금도 '수능'을 위한 파행운영중인 학교가 EBS방송을 틀어주고 선생님은 감독하는 형태로 변질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학원은 개개 학원강사의 생존권이 달린 일이기에 필사적으로 교육방송을 정리해서 강의할 것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시간씩 강의를 볼 것을 30분만에 정리하는 학원에 가서 들을 것이 자명하다
이는 공교육 정상화 방안이 아니라 학교를 '학원화'시켜서 그 속에서 사교육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나마도 실패가 뻔히 보이는 상황이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이미 구제 불능 상태에 직면해있다. 교육부가 교육을 서비스로 생각하는 자본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상 아무리 수습하려해도 더욱더 수렁에 빠지고 만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교육부의 대책을 봤을 때 백년지대계인지 조령모개인지 헷갈린다. 정치상황과 일시적인 사건들에 관계없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함에도 그때 그때의 이익과 상황에 따라 큰틀 자체가 변해버리는 교육부처는 각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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