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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한 달 전에 신청해 놓은 서예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아침부터 궂은 날씨인지라 아이에게 비옷을 입히고는 함께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지기만 합니다.
서예대회는 실내에서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만 사생대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실외에서 그림을 그리기가 곤란할 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미리 도착해서 글씨 연습을 하려고 일찍 길을 나선 것이 허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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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때문에 실내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 이임숙
주룩주룩 내리는 비 때문에 참여자나 학부모들이나 모두들 실내에서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행사를 진행시키시는 분들은 만화, 조소, 정물화, 사생화, 만들기 등의 장르 불문하고 실내에서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다른 해 같으면 사생대회는 주변 풍경이라는 주제가 주어지는데 비 때문에 주제는 자유라고 합니다. 정 바깥 풍경을 그리고 싶으면 비 내리는 풍경을 그려도 좋다는 안내말이 있자 몇몇 학생은 화구를 바깥에 설치하고 바람에 도화지가 펄럭이는 것도 아랑곳 않고 그림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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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의 색깔을 화폭에 담고 싶다 ⓒ 이임숙
5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계절의 여왕인 5월에 비가 잦습니다. 꽃이 무더기로 피었다가 무더기로 져 버렸습니다. 바깥 풍경이 조석으로 변합니다. 캔버스에 비 내리는 풍경 그려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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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물화, 만화, 만들기 등등 손놀림이 바쁘다 ⓒ 이임숙
딸아이도 제가 써야 할 글씨를 다 쓴 듯싶습니다. 붓과 벼루와 먹물을 챙겨 가방에 담는 모습이 제가 앉아 있는 스탠드에서도 잘 보입니다. 비가 계속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5월이 주룩주룩 비에 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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