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찾아간 민주당 "교섭단체 공동으로 구성하자"

장전형 대변인, 김종철 대변인에게 공식 제안

등록 2004.05.28 16:30수정 2004.05.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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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1시 30분께 장전형 민주당 대변인(왼쪽 검은양복)이 민주노동당 브리핑룸에서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맞은편)에게 원내교섭단체 공동 구성을 제안했다.
28일 오전 11시 30분께 장전형 민주당 대변인(왼쪽 검은양복)이 민주노동당 브리핑룸에서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맞은편)에게 원내교섭단체 공동 구성을 제안했다.권박효원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에 원내교섭단체 공동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민주노동당(10석)과 민주당(9석)의 의석수를 합친 뒤 여기에 자민련이나 무소속 의원들을 포함시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상임위원장 2석을 얻자"는 주장이다.

장전형 민주당 대변인은 28일 오전 11시30분 민주노동당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에게 이같은 뜻을 전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은 의석수 20개 이상의 정당. 비교섭단체인 정당의 의원이나 무소속 의원들이 20석을 채워도 요건에 어긋나지 않는다.

국회법은 의석수 비율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경우 비교섭단체에게는 최대 두 자리가 돌아갈 수 있다. 아홉석으로 재기를 노리는 민주당으로서는 상임위원장 한 자리가 아쉬운 상황이지만 교섭단체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국회운영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조차 안전하지 않다.

이날 직접 음료수까지 사들고 다른 당 브리핑룸을 찾아온 장전형 대변인은 "전날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공화당 시절에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독식했다'고 말하는데 깜짝 놀랐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장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에서 노동만 빼면 민주당인데, (이름으로 치면) 사촌뻘 아니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정강정책이 비슷하다"며 두 당의 공통점을 강조했고, 간담회 도중 핸드폰이 울리자 "여기 오느라 벨도 '친구여'로 바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원내 들어가보면 법안 추진 버거울 것" 동질감 호소

장전형 민주당 대변인은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에게도 "우리들은 개원하고 나면 기사도 안나온다"며 위기감을 전달했다. 또한 "민주노동당이 상가임대차보호법 같이 좋은 법안을 많이 추진하는데, 원내에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버거울 것"이라며 비교섭단체로서의 동질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 대변인은 삼민회(6대), 15구락부(7대), 무소속의원회(9대), 민정회(10대) 등 지난 역대 국회에서 비교섭단체나 무소속 의원들이 공동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사례를 들며 "활이 하나일 때는 꺾여도 19개는 못 꺾는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장 대변인의 제안에 김종철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일단 "대변인이 사적으로 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에 보고해 이야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동당이 민주당의'러브콜'에 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주노동당 역시 원내에서 소수당으로 배제되기는 마찬가지지만, 교섭단체 특권축소를 주장해온 민주노동당이 정책적으로 거리가 먼 민주당과 함께 교섭단체를 공동구성할 가능성은 높지않아 보인다. 이날 오전 김종철 대변인은 "민주당하고 합쳐서 교섭단체를 만들 생각은 없냐"는 기자들 질문에 "국민이 뭐라고 생각하겠냐"고 답했다.

민주노동당은 교섭단체 요건완화를 당론으로 모은 상태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이날 오전 9시 정례회의를 통해 "30일 의원단 전체회의에서 다른 당과 실무협상을 할 간사의원을 선출하고 원내전략도 종합 토론하자"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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