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앞둔 전남, 또다시 단체장들 민주당 탈당 러시

28일 순천시장·담양군수 우리당 입당... "기획입당, 역풍 맞을 것"

등록 2004.05.28 18:41수정 2004.05.3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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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8일 민주당을 탈당한 조충훈 순천시장과 무소속 최형식 담양군수가 우리당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8일 민주당을 탈당한 조충훈 순천시장과 무소속 최형식 담양군수가 우리당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6·5 재보선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들의 탈당과 열린우리당 입당 러시가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이다.

지난 27일 이석형 함평군수가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데 이어 28일 오후 조충훈(민주당) 순천시장과 최형식(무소속) 담양군수가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했다. 이날 전경태 구례군수도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또 열린우리당 전남도당은 구체적인 기초단체명을 거론하며 4곳의 단체장이 "민주당 탈당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적 이동 단체장들 "지역발전 위한 것"

이같은 단체장들의 움직임은 상승세를 타고있는 박준영 민주당 전남도지사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에도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이 잇따라 탈당한 바 있다.

28일 조충훈 시장과 최형식 군수, 박정채 여수시의회 부의장, 정병휘 순천시의회 의원 등 9명은 열린우리당 전남도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했다.

조 시장은 "참여정부가 개혁과 지방분권을 추진하고 있는데 동참하는 것이 시대정신에 부합한다"면서 "총선에서 확실한 지역의 민심을 확인했으며 이것이 입당의 주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조 시장은 "전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 '박태영 지사의 경제살리기를 이어가기 위해 기초단체장 중 공천을 해달라'고 결의한 것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 시장은 "단체장은 정부를 상대로 예산확보 활동을 해야한다는 측면에서 그 길(열린우리당 입당)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형식 군수는 "열린우리당에 참여해 지방분권을 추진하는 것이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입당을 결심했다"면서 "평당원으로서 입당한다기보다 전국의 열린우리당 소속 단체장과 함께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력히 추진하는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왜 재보선 일주일 시점에서 입당하느냐'는 질문에 "말을 하면 선거법상 문제가 있으니 양해바란다"는 말로 대신했다. 또 '입당과 관련 시장군수협의회에서 논의가 있었느냐'고 묻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조정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겼다.

상승세 타던 박준영, '탈당 러시'로 막히나

한편 전경태 구례군수는 이날 구례군청 2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남을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전 군수는 "당적에 연연치 않고 군 살림을 꾸려가는데만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7일 이석형 함평군수는 김만환 함평군의회 의장 등 7명의 군의원과 함께 민주당을 동반 탈당했다.

이같은 단체장들의 움직임은 6·5 재보선에 '재기의 기회'냐 '몰락위기 심화'냐를 두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을 맥빠지게 하고 있다. 특히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박준영 후보가 '큰 일꾼론'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민화식 열린우리당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으로서는 더욱 난처하다.

열린우리당 "민심의 표현"... 민주당 "기획입당, 역풍 맞을 것"

단체장들의 탈·입당에 열린우리당은 "민심이 드러난 것"이라며 재보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승용 전남도당 위원장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힘있는 집권여당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명분이 있고 기회일 것"이라며 "경제살리기 공약을 후보들이 내고 있지만 결국 실천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질 때 역시 열린우리당이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박준영 민주당 후보의 상승세에 대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당락까지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준영 후보 선대본의 김영창 대변인은 "기획탈당이고 기획입당"이라고 비난하며 "지역민들이 단체장의 입당과 탈당에 흔들릴 정도로 정치의식 박약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시류에 기댄 기회주의에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의 본질에 대해서 지역민이 인식하면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열린우리당, 소속 단체장 수 역전

재보선을 앞둔 전남지역 단체장들의 당적 이동에 따라 열린우리당 소속 단체장 수가 민주당 소속 단체장 수를 역전시켰다.

총 22개 시장·군수 중 총선 직후에는 열린우리당 소속 단체장 7명, 민주당은 10명, 무소속 3명, 공석(군수직 상실) 2명이었다. 그러나 28일 현재는 열린우리당 8명, 민주당 7명, 무소속 4명, 공석 3명으로 바뀌었다.

민주당 소속 단체으로는 전태홍 목포시장, 김충석 여수시장, 이성웅 광양시장, 김철호 영암군수, 김봉열 영광군수, 김흥식 장성군수 등 6명과 수감중인 고길호 신안군수까지 7명이다.

무소속으로는 신정훈 나주시장, 전경태 구례군수, 이석형 함평군수, 김인규 장흥군수 등 4명이다. 화순, 진도군수는 재선거를 치르고 있으며 신안과 해남군은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군정을 살피고 있다. 나머지 시군은 열린우리당 소속 단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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