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대로 중앙전용차로서울시
마지막으로 다양한 노선을 이용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앞서 지/간선제의 장점이 다양한 지선노선의 개발이라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주거지인 A지역에서 출발하여 C지역으로 가고자 한다.
기존 체제에서는 A지역에서 출발하여 B지역 구석구석을 일일이 정차하여 C지역에 도착했는데, 지선노선이 많아지면, A지역에서 출발하여 B지역을 무정차 통과하여 간선도로 C지역에 도착하는 지선버스가 개발될 수 있습니다.
B지역을 통과운행함으로써, A지역 주민들은 종래보다 단축된 노선의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B지역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종래의 A와 B를 모두 경유하는 버스에 비해 혼잡이 감소하여, B지역 주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지선버스의 경우 승객이 원하는 다양한 노선개발이 중요하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수요감응버스(Demand Responsible Bus, 수요자가 원하는 구간에 요일별/시간대별로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아울러 종래의 장거리 버스의 경우 간선 노선으로서의 역할이 미흡하여, 지하철이 간선운송수단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 고속 간선버스망이 구축될 경우 지하철 대신 간선버스를 이용한 후, 지선버스로 갈아탈 수 있다. 이 경우 지하-지상환승이 아닌 지상-지상 환승이 되어 오히려 환승시간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환승시간 때문에 목적지 도달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일은 없다."
교통세 공공교통에 재투자되어야
- 1년 반만에 기본 요금이 오른다.
"이번 요금제도는 기본요금인상과 요금제도 합리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전자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 저도 골수 대중교통이용자이기 때문에 요금인상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요금인상을 하지 않고 있으면 지하철이나 버스의 적자는 결국 누군가의 돈으로 메워져야 할 것이고, 그 돈은 결국 시민들이 낸 세금이니 요금으로 돈을 내나 세금으로 돈을 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가장 핵심적인 해결책은 자가용 이용자들이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가용은 교통정체를 유발하고 대중운송수단의 통행속도를 떨어뜨리고, 과다한 유류소비로 나라의 에너지 수입을 늘리고, 각종 교통사고와 환경오염까지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이에 상응하는 비용 지불에는 인색하다. 물론 자가용 이용자들은 "이미 자동차세와 유류세(교통세)를 충분히 내고 있다"라고 항변할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내는 세금의 상당수가 개인교통을 위한 도로건설로 재투자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통세의 배분비율 중, 도로에 대한 배분비율은 언제나 50%이상이다. 도시교통문제 해결에 중요한 철도나 광역교통시설 계정에 배분되는 비율은 도로에 비하면 정말 낮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교통세에만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석유는 자가용만 쓰는 것은 아니라 대중교통 운송수단도 쓰고 있다. 또한 대중교통보다 개인교통이 효율적인 지방의 경우, 개인교통이용자들에게만 무작정 부담을 지울 수는 없다.
대도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개인교통 이용자를 정확하게 계산하려면 도심혼잡통행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발달된 IT기술이면, 각종 영상장치나 GPS등을 이용하여, 도심혼잡통행료를 받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런던에서는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자가용 이용자들의 세금에서 마련된 재원으로 공공교통요금의 인상을 억제하여 공공교통이용자가 이익을 보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도 개인교통수단을 버리고 공공교통수단으로 이동한다.
자가용보다 공간 효율이 뛰어난 버스가 도로를 이용이 높아져,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며, 결과적으로 공공교통은 이용자가 늘어 수익이 증가하므로, 재투자를 할 여력이 생기게 된다. 현재와 같이 보조금에 연명하는 체제가 아닌 자생적으로 운수사업을 꾸려나가는 선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승용차 자율요일제는 자가용을 포기한 사람이 얻는 이익은 별로 크지 않은데 비해, 자가용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길이 잘 뚫려 이익이 얻는 구조로 되어 있다.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이익을 보는 구조이므로, 이러한 자율요일제는 애당초 성공을 할 수가 없다."
- 일부에서는 이번 버스 체계 개편 후 자가용 이용자가 늘어 대중교통 이용객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버스시스템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경우, 바뀐 시스템에 당분간 적응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이런 분들은 버스이용을 포기하여 자가용 이용자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반면, 복잡한 버스노선과 낮은 서비스 수준으로 인하여 예전부터 버스이용을 포기하고 있던 사람들은 중앙버스전용차로로 빨라진 속도, 지/간선 노선개편으로 합리화된 노선체제, 환승객을 우대하는 새로운 요금제도가 도입되는 것을 보고 새롭게 버스이용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이번 버스개편은 양면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새롭게 버스이용을 시작하는 사람이 버스 이용을 포기하는 사람보다 더 많아야, 서울의 버스개편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제가 보기엔 서울시가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새로운 버스시스템이 동작하기 위한 하드웨어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중앙버스전용차로와 환승센터가 충분치 않은 점은 마음에 걸린다."
-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는 요금인상으로 인한 적자해소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무료환승으로 인한 손해도 예상하고 있다.
"지하철이 적자 탈출이 힘든 것은 지하철 회사가 건설부채를 직접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은 사회 인프라 차원에서 건설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100% 지원을 하도록 하고, 운영비도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도시철도나 버스 같은 공공교통보다는 개인교통수단을 위한 도로 개설에 많은 힘을 쏟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하철 회사의 사업다각화도 필요하다. 일본의 사철(私鐵)들은 철도만 운영하고 있지 않다. 호텔부터 백화점, 버스, 프로야구단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하철 회사가 해야할 사업은 바로 부동산 개발이다. 도시공간을 개발하며,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은다는 측면에서, 지하철과 부동산 사업은 매우 잘 어울리는 사업이다. 결국 지하철 회사는 지하철만 운영할 것이 아니라, 종합 도시서비스 사업체로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