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연행 납득 어려워...국보법 폐지돼야"

[인터뷰]연행됐다 풀려난 전 시립대 박성준 총학생회장

등록 2004.06.01 12:03수정 2004.06.0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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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위반 혐으로 연행되었다가 불구속입건으로 풀려난 박성준 씨
국보법 위반 혐으로 연행되었다가 불구속입건으로 풀려난 박성준 씨박성필
지난 29일, 5월 대동제에 참석하기 위해 경희대로 가던 도중 경찰에 의해 전격 연행되었던 전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장 박성준씨가 5월 30일 저녁 8시 풀려났다. 박성준 씨는 긴 수배생활로 인하여 조금은 지쳐보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5월 31일 밤 서울시립대학교 학생회관에서 박성준 씨를 만나, 연행경위와 조사과정, 그리고 국가보안법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지난 2002년 이래 수배된 경위와 그간의 생활은 어떠했나?
"수배된 이후 줄곧 학교에서 지냈다. 식사는 물론 취침도 학교에서 할 수 밖에 없었다."

-연행 당시 상황은 어떠했나?
"오토바이를 타고 경희대로 가던 중 뒤쫓아 온 형사가 오토바이를 막고 내 오토바이의 시동을 끄고 잡았다. 형사는 신분이나 소속 등을 밝히지 않은 채 '박성준씨가 맞느냐?'고만 확인했다. 연행 당시 경황이 없어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했다. 경찰이 내가 학교 밖으로 나오면 잡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연행 된 직후 조사과정에 대해 말해 달라.
"최초로 끌려간 곳은 청량리 경찰서였다. 그 곳에서야 긴급체포 확인서를 받았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 받았다. 조서를 받을 준비만 하고 수갑을 채운 채 장안동으로 건너갔다."

- 장안동 대공분실에서의 조사과정에 대해 말해 달라.
"조사는 첫째 날 7시간, 둘째 날 2-3시간 정도 받았던 것 같다. 조사를 받고, 오후 3시 30분 형이 면회를 다녀갔다. 6시에 변호사를 접견하고 그 후 약 1시간 후에 후배 2명과 서울시립대학교 부총학생회장 등 3명이 면회를 다녀갔다. 검찰이 앞으로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식의 자술서를 쓰면 정상 참작하겠다고 했으나 쓰지 않았다. 나는 10기 한총련 대의원 활동을 했지만 지금은 대의원 자격도 없는 상태이다.지금은 졸업을 앞둔 상태이고, 졸업과 동시에 한총련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조차 없어진다. 활동을 할 수 없기에 자술서를 쓰지 않았다.”

-장안동 대공분실에서의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는 없었나?
“심하게 대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피의자 조사였고, 구타나 가혹행위 등은 전혀 없었다.”


- 장안동 대공분실의 분위기는 어땠나?
“특별한 곳이라 생각한다. 청량리 경찰서에 있으면 친구들이 항의방문을 올 것 같아서 장안동 대공분실로 보낸 것 같다. 대공분실 내부는 피의자가 조서를 받는 곳과 잘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고 조서를 위해 1인용 책상이 3개가 놓여있었다. 밖이 전혀 안 보이는 창문이 있고, 그 창문을 열어도 벽이 가로막혀 있어 정면으로는 바깥 세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항의 하러 온 학생들의 시위 소리만 들렸다.”

- 향후 계획은.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 상태이다. 검찰이 어떤 것과 관련시켜 기소할 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집행정지, 사회봉사, 자격정지 등의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할 따름이다. 자세한 일정은 검찰의 기소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 열린우리당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의견이 많은데, 이러한 시기에 경찰의 수배자 검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배된 한총련 소속의 학생들이 최근 많이 잡혀가고 있다. 실적 쌓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국보법 폐지를 앞두고 국가보안법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가보안법의 폐지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일괄적으로 수배 해제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배를 시키고 있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법의 형평성과 타당성을 잃어가고 있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하여 진보적 언론이 많은 노력을 해 주었다. 앞으로 많은 언론이 국가보안법의 부당성에 대해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

이제 다시 재학 중인 서울시립대학교 돌아온 박성준씨는 수배상태는 벗어났지만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가 아니다. 앞으로 재판에 따라 그의 신변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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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시립대 총학생회장 국보법 위반 혐의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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