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빵을 나눠드려요”

작은움직임이 낳은 사랑과 인정의 동네

등록 2004.06.03 09:09수정 2004.06.0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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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동네에서 10년 동안 장사하며 사는 사람으로서 이윤을 떠나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일입니다. 제 스스로 즐겁게 일하기 위한 것이지 결코 과장되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대전 유천2동에서 조그마한 빵집을 운영하는 정송모씨가 손사래를 치며 한마디 한다. 그는 '사랑의 빵 나누기 운동'에 처음부터 참여해 온 사람이다.

"사랑의 빵을 나눠드려요."

대전 유천 2동에서는 '사랑의 빵 나누기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작은 움직임으로 인해 사랑과 인정이 넘쳐나는 동네로 거듭나고 있다.

유천 2동의 제과점 4곳과 떡집 1곳 등 5개 업소에서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 50세대에게 사랑의 빵과 떡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한 달에 한두 차례 전해주는 것은 물론 명절이나 생일을 챙겨주는 것도 이들 지역민들의 중요한 역할이다.

동사무소에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계획을 세워 '사랑의 빵 나누기 운동'을 전개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지만 이전부터 좋은 뜻을 품은 주민들이 남 모르게 꾸준히 해오던 일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유천 2동 동사무소 복지담당 김혜순씨가 "저소득소외계층에게 나눠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주민들도 적극 동참했다. 1곳의 빵집으로 시작한 것이 2곳, 3곳 업소로 차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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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어느 날은 한 떡집에서 자신도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고 싶다며 연락을 취해 왔어요. 넉넉하게 만든 떡이나 빵을 경로당의 노인들이나 이웃들에게 전해주면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답니다."

주민들의 호응도 긍정적이다. 제과점이나 떡집에서만 음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음식을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가정방문 전달이 어렵기 때문에 복지만두레 회원들이 배달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이들은 음식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가사정리 및 말벗해주기 등의 노력봉사도 겸하고 있다.


'사랑의 빵 나누기 운동' 외에도 유천 2동에서는 또 다른 동네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이면 열리는 '마음을 나누는 날'행사가 바로 그것. 지난 99년부터 실시한 이 행사는 65세 이상 국민기초수급대상자에게 수지침 및 이미용 봉사, 중식 등을 제공한다.

a 대전 유천2동 동사무소 김혜순씨

대전 유천2동 동사무소 김혜순씨 ⓒ 권윤영

이외에도 복지만두레의 후원을 받아서 매달 두 차례 자원봉사자들이 '샘터 나눔의 날'을 열기도 한다. 이때는 밑반찬, 간식, 김치 등을 만들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유천 2동 주민들은 이처럼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며 사는 정을 느끼고 있다.

유천 2동 동사무소 김혜순씨는 "앞으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세우고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욕심내기보다는 조금씩 참여하는 주민들을 늘려나가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동네를 만들어야죠"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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