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회로 고려인들의 지위향상 기대할 듯"

[인터뷰] 세계한인대회 참석한 러시아 두마의원 장류보미르

등록 2004.06.03 11:43수정 2004.06.0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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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두마의원 장류보미르씨를 2004세계 한인회장대회 두 번째날인 6월 1일 행사장인 롯데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감사합니다”수준의 한국말을 구사하는 장 의원을 위해 재외동포재단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유진 변호사가 통역을 맡아주었다.

장류보미르(45) 러시아 두마(하원) 의원은 "올해 이민 140주년 기념행사를 러시아 정부차원에서 위원회까지 구성해 준비하고 있다"며 그 의의를 재차 설명했다.

러시아 한인 이민 140주년 기념행사는 현재 10개의 큰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며, 10월 초 모스크바에서 마지막 행사가 열린다.

고려인 3세로 경제, 정치적으로 성공한 장 의원은 현재 고려인 사회의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70만 동포 대변하기 위해 모였다
한인회장대회란?

제5회 세계한인회장대회가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전세계 170여 개국 670만 재외동포를 대표하는 한인회장들이 모이는 ‘규모있는’ 행사.

이번 대회에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독일, 멕시코 등 50개국 270여 명의 한인회장이 참석했다. 멀리 남아공, 가나, 네팔 등지의 한인회장들도 참석했다.

외교통상부 산하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마련된 이번 대회에서 참석자들은 한민족공동체의 번영과 재외동포 사회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첫날 전체회의에서 대회 의장으로 김기철 뉴욕한인회장이 선출됐다.

참여정부의 재외동포정책에 관한 특강, 정세현 통일부장관은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주제특강과 청와대 초청 다과회, 외교통상부장관 오찬 등의 일정이 사흘간 진행됐다. 특히 ‘러시아 이주 140주년 기념사업’과 ‘멕시코 100주년 기념 사업’에 대한 한인회장단 차원의 지원방안이 심도깊게 논의되기도 했다. / 김진이
특히 러시아의 양대 동포조직인 '고려인연합회'와 '러시아민족문화자치회'의 화합을 위해 세르게이텐 민족문화자치회 회장과 조바실리 고려인연합회 회장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 이번 한국 방문이 몇 번째인가요. 한국에 대한 느낌을 말씀해주시오.
"6번째 방문입니다. 첫 방문부터 같은 동포로 짙은 인상을 받았고 한국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이제 23살 된 나의 아들 장비탈리도 역시 한국을 사랑합니다."

- 러시아 한인 이민 140주년 기념행사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시지요.
"올해 처음으로 러시아 정부차원에서 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정부 차원의 첫 행사라 경험이 없어 애로가 많습니다. 고려인들이 많이 사는 10개 도시에서 다양한 행사가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 한국의 국회의원들과의 교류계획이 있는 걸로 압니다만….
"오늘과 내일 농림부 관련 의원님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저는 현재 러시아 하원에서 한국과의 외교에 대한 문제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의회역사와 경험을 전수받고 싶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 방면으로 양국간 교류에 역할을 하길 기대합니다."

- 한-러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는데 관련해 고려인의 역할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현재 정상회담 일정은 9월 초로 예정돼있습니다. 특별히 고려인의 역할이라고 할 것은 없습니다. 현재 고려인들은 15만명 정도인데 이는 전체 러시아 인구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숫자입니다. 다만 이번 행사를 통해 러시아에서 고려인들의 지위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방문도 고려인들에게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서도 한-러 정상회담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 러시아 동포사회 현안 중 고려인연합회와 민족문화자치회간의 갈등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이신지….
"현지 고려인들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37년 강제이주 때부터 있어 온 일이지요. 작년에 제가 당선이 되고 나서 함께 모여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주선했습니다.

한 조직에서 활동하셨던 유리텐 의원이 작년에 돌아가신 후 제게 그 뒤를 이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려인 중 유일한 의원인 제가 한 조직에 힘을 싣기를 바라지 않아 거절했습니다.

세르게이텐 회장과 조바실리 의원과 한자리에 모여 통합과 관련해 제가 압력을 넣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는 곧 풀릴 것이라 기대합니다."

장 의원은 작년 12월 러시아 3대 산업도시이자 모스크바와 가까운 니주니노브고로드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장 의원은 빵 공장에서 출발해 현재 러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곡물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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