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암 워즈워드의 마을을 돌아보며

시인 윌리암 워즈워드가 시상을 떠올렸던 리달 호수

등록 2004.06.05 15:08수정 2004.06.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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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달 호수의 무지개
리달 호수의 무지개이경수
무지개

-윌리암 워즈워드


하늘의 무지개 바라볼 때면
나의 가슴 설렌다.

내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나 어른이 된 지금도 이러하거니
나 늙어진 뒤에도 제발 그래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죽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여라.
바라기는 내 목숨의 하루하루여
천성의 자비로써 맺어지거라.

사람이 어린이들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고 감동할 줄 모르는
인생은 무의미하며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감정이다.


위 시의 표현처럼 아름다운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있는 영국의 그래스미어 지방은 런던에서 M1 과 M6 고속도로를 지나 차량으로 약 5 시간 정도 북서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빙하기 때 생긴 호수들은 영국의 국립공원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영국 사람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국립공원의 북부 호수 전경
영국 국립공원의 북부 호수 전경이경수
호수 국립공원(Lake National Park)의 중심 타운은 윈더미어 마을이지만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윌리암 워즈워드가 생애의 많은 날을 살다가 죽은 그래스미어가 나온다. 이곳에는 백조들과 갈대가 어우러져 있는 두 개의 조그만 호반의 산책 길이 있는데 워즈워드는 이곳을 거닐면서 수 많은 시상을 떠올렸다.

호수 주변의 산책길
호수 주변의 산책길이경수
영국의 국화는 장미이지만 봄이 오면 가장 많이 피는 꽃은 수선화다.워즈워드의 시중 '수선화'에 표현된 아름다운 문장은 이곳을 방문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풍경을 선사한다.


수선화

-윌리암 워즈워드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니다
나는 문득 떼지어 활짝 펴 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나니,

호숫가 줄지어 선 나무 아래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을 추누나.

은하에서 반짝이며 깜빡거리는
별들처럼 총총히 연달아 서서
수선화는 샛강 기슭 가장자리에
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나니!

흥겨워 춤추는 꽃송이들은
천 송인지 만 송인지 끝이 없구나!

그 옆에서 물살도 춤을 추지만
수선화의 흥보다야 나을 것이랴.
이토록 즐거운 무리에 어울릴 때
시인의 유쾌함은 더해지나니,

나는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볼 뿐
내가 정말 얻은 것을 알지 못했다.

하염없이 있거나, 시름에 잠겨
나 홀로 자리에 누워 있을 때
내 마음에 그 모습 떠오르나니,
이는 바로 고독의 축복 아니랴,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더불어 춤을 추노라.


길가에 핀 수선화
길가에 핀 수선화이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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