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새 대표 "지역과 여성에 투자하겠다"

[현장] 민주노동당, 정기 당대회 개최...사무총장엔 김창현씨 선출

등록 2004.06.06 16:01수정 2004.06.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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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리틀앤젤스 예술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정기 당 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된 김혜경 현 부대표가 꽃다발을 들고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리틀앤젤스 예술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정기 당 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된 김혜경 현 부대표가 꽃다발을 들고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김혜경 부대표와 김창현 울산지부장이 민주노동당의 새 대표와 사무총장으로 각각 선출됐다.



민주노동당은 6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열린 정기 당대회에서 '권영길-노회찬'을 잇는 차기 지도부를 구성했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김혜경 부대표는 1만702표(64.63%)를 얻었고, 김창현 후보는 9481표(57.01%)를 얻었다. 그러나 정책위의장은 후보들이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해 1위인 이용대 후보(6686표, 40.21%)와 2위 주대환 후보(4882표, 29.36%)가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당대회에서는 이외에도 최규엽, 이영희, 김종철 후보가 일반부문 최고위원으로, 박인숙, 김미희, 유선희, 이정미 후보가 여성부문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찬반투표로 진행한 농민부문과 노동부문으로는 각각 하연호 후보, 이용식 후보가 선출됐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자주통일 계열의 후보들이 약진했다. 전국연합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들 후보들은 김창현 사무총장을 비롯해 모두 8명. 이에 따라 통일관련 사업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최고위원과 기존 범좌파 계열의 당직자, 의원들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가 전현직 지도부와 함께 당가를 부르고 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가 전현직 지도부와 함께 당가를 부르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당내 갈등 우려에 김창현 총장 "급격 변화 없을 것"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는 당대표보다 사무총장과 정책위 의장 부문 선거에 정파간 경쟁이 집중됐다. 중앙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서는 각각 서로의 정파에 대해 "친북세력" "색깔론 집단"이라고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자주통일 계열 최고위원이 늘어남에 따라 당내 자주통일 조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현 사무총장이 인사제청권을 갖고 있는데다가 마침 총선 이후 중앙당 상근자 10여명이 의원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원내진출에 따라 상근자 수요가 늘어 물갈이가 필요한 시기이다.

중앙당 당직자들은 이후 당내 인적 물갈이의 수위를 놓고, 다소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당직자들은 "범좌파 계열 사람들이 김창현 사무총장과 함께 일하려 하겠냐, 김 사무총장도 어떻게든 자기 정파 사람들을 인선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노회찬 라인'이나 사민주의 지지그룹이 의정지원단으로 몰리면서 당과 의원단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내놓는 당직자도 있다.

반면, "당 시스템이 치밀하고 내부의 상호견제가 있는 만큼 대폭의 물갈이는 어렵다"는 당직자들도 있다. 김창현 사무총장이 노동운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경력을 쌓아 범좌파와의 연대에 익숙하고, 울산광역시 동구청 초대 민선구청장, 2002년 대선에서 권영길 통일특보를 맡는 등 실무경력이 있다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의 근거다.

당사자인 김창현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인사탕평책 시스템을 가동하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고 개인 능력에 맞게 인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 소파 개정이나 '자주' 기조의 사업이 늘어나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지금 경제가 어려운 때라 '평등'에 관심이 많은 것이고, 어느 파가 당을 쥔다고 확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은 앞으로도 '자주'와 '평등'의 양 날개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경 대표, 각당 대표회담 제안 "민생정치 논의하자"

김혜경 대표 프로필

1945년 황해도 해주 출생
1972-81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산업사목위원회 총무
1976년 난곡 희망의료협동조합 설립
1985년 천주교 도시빈민회 창립
1991-99년 관악구의회 1, 2대 의원
1997년 국민승리 21 여성위원장
2000년 ~ 민주노동당 부대표(현)
2002년 ~ 민주노동당 서울시지부장(현)
한편, 김혜경 민주노동당 신임대표는 이날 대표수락연설을 통해 민생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각 당 대표간 논의를 제안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회담은 언론 이벤트용이었다"며 "진정 국민이 두렵다면 제언에 응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또한 이날 연설에서 "지역구가 많이 당선되고 여성에게 지지를 받아야 집권정당이 될 수 있다"며 "지역과 여성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임 지도부 이취임식이 끝난 뒤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김혜경 신임대표와의 일문일답.

- 의원단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한데, 원내외를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은?
"원내외라는 것이 역할 분담은 될 수 있어도 당 입장에서는 모두 하나의 활동이 된다. 의원단 대표가 당연직으로 최고위원이고, 당3역이 일상적으로 의정활동을 함께 하는 체계를 구조를 잡아나갈 것이다. 수시로 연석회의도 할 수 있다."

-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원게시판 상호비방, 대립, 반목이 심했다. 선거과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당내 선거이긴 했지만 선거 자체가 경쟁이다. 이번에는 도가 지나친 부분도 있었지만 당내 발전을 위해 서로 경쟁했다. 통합적으로 화해조정 역할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김창현 사무총장 프로필

1962년 경남 기장 출생
'1986년 세광알미늄 위장취업, 노조결성투쟁으로 구속
1987년‘서울남부지역 노동자연맹' 사건 구속(1년 6월 실형 복역)
1995년 경상남도의회 도의원 역임
1998년 울산광역시 동구청 초대 민선구청장 역임
1998년 '영남위 사건'으로 구속(실형 2년 복역)
2002년 권영길 대통령 대선후보 통일특보
현재 민주노동당 울산광역시 지부장, 울산동구지구당 위원장
- 이후 당의 대외활동에서 전국연합의 영향력이 커지지 않겠냐. 바뀌게 되는 부분 있다면?
"(한 정파에) 휩쓸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당 중심으로 판단되어야하고, 어떤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당이 있는 게 아니다. 이러한 원칙 속에 판단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과제는 무엇인가.
"당대표 임기가 2년이라 제한적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집권정당의 마스터플랜을 어떻게 잡느냐는 문제다. 2012년 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를 추진할 생각이다. 또한 정당이 자민련까지 5개인데, 함께 모여 민생정치에 대해 논의하는 토대를 마련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대표로서 첫 기자회견을 하는 김혜경 대표. 왼쪽은 김창현 신임 사무총장.
대표로서 첫 기자회견을 하는 김혜경 대표. 왼쪽은 김창현 신임 사무총장.오마이뉴스 이종호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의 수락연설을 듣던 대의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의 수락연설을 듣던 대의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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