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영전에 바쳐진 로버트 김 육성편지와 금배지

로버트 김 '사모곡' 담은 육성 편지...동생 김성곤 의원 '금배지' 바쳐

등록 2004.06.09 11:16수정 2004.06.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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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영전에 바쳐진 김성곤 의원의 금배지
부모 영전에 바쳐진 김성곤 의원의 금배지
"아버님께서 생전에 늘 말씀하셨던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의정에 임하겠습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여수 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 로버트 김의 동생 열린우리당 김성곤 의원이 8일 어머니 황태남옹의 장례식에서 남몰래 부모의 영전을 찾았다. 17대 국회의원 배지를 부모님께 바치기 위해서였다.

김 의원은 익산 영묘원에 안치된 아버지 김상영옹과 어머니 황태남옹의 위패에 국회의원 배지를 내려놓으며 "아버님이 살아 계실 때 국가와 지역을 위해 많은 봉사를 하신 것처럼 저도 아버님 못지 않게 훌륭한 국회의원이 되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이날 의원 배지를 부모의 영전에 '선물'한 것은 늘 부모님과 가족을 섬기는 마음으로 의정에 임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에서 나온 것. 아버지 고 김상영옹은 8, 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 선배'이며, 로버트 김은 그의 큰형이다.

김 의원은 "처음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아버님이 하늘나라에서 도와주셔서 당선될 수 있었다"며 "저의 당선은 아버님과 큰 형님 덕택"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선거 당시 시민들이 아버님과 큰 형님을 기억하며 힘과 용기를 주었다"면서 '선공후사'의 가훈을 잊지 않고 훌륭한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로버트 김 육성편지 '통한의 사모곡'


한편, 8일 열린 모친의 영결식에서 "불효자를 용서해 달라"는 눈물의 사모곡을 담은 로버트 김의 육성테이프가 어머니 영전에 바쳐졌다.

어머니 빈소에서 전해지는 로버트 김의 육성
어머니 빈소에서 전해지는 로버트 김의 육성백한승
로버트 김은 "부모님 생전에 꼭 한 번이라도 가까이 모시면서 살고 싶었는데, 어머님마저 이렇게 떠나시니 너무나 슬프고 애석한 마음 금치 못하겠다"며 "두고 가신 저희들을 더 이상 염려 마시고, 고통이나 죽음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두 분 계속 사랑하시고 편안하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유가족과 지인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진 이날 영결식에 자리를 같이한 백동일 대령(로버트 김 사건 당시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은 "어머니의 임종마저 지키지 못한 로버트 김을 생각하면 뭐라 형언하기 힘들 만큼 괴로운 심정"이라며 "앞으로는 행복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부인 강혜원씨와 함께 로버트 김 후원회에 가입하고 범국민지원센터 출범식 등 관련 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사진작가 석재현씨도 "아직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선생님을 생각하면 안타깝다"며 조속히 자유의 몸을 되찾길 기원했다.

로버트 김은 이날도 부인 장명희씨에게 전화를 걸어 장례 상황을 전해 듣고, 어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추모했다. 장씨는 익산 영묘원에 고인을 안치하고 "저희에게 주신 책임, 기꺼이 받들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남편을 대신해 약속했다.

유가족들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고인이 마지막으로 살던 수원 영통지구에 들러 유지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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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김 "임종 못한 저를 용서해 주세요"


로버트 김, 의료진 소견 따라 운동 처방
하루 두 시간씩 외출 가능

▲ 아들 종륜씨 가족과 함께한 로버트 김
ⓒ로버트 김 후원회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1일부터 가택연금에 들어간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이 이르면 8일부터 집 주변 산책이 가능하게 됐다.

로버트 김은 그간 종교 활동을 위한 일요예배 참석 외에는 베란다에도 나가지 못하는 등 철저하게 가택에 구금되어 왔다. 로버트 김의 발목에는 지금도 전자감응장치가 부착되어 있어 그의 행동반경을 통제하고 있다.

로버트 김은 우리 시간으로 8일 오후, 시어머니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인 부인 장명희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아침과 저녁 각 1시간씩 집 주변을 운동을 겸해 산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로버트 김이 이처럼 외출이 가능하게 된 것은 담당 의사의 진료 소견에 따른 것. 로버트 김은 평소에도 혈압이 높아 계속해서 약을 복용해 왔으며, 교도소 내에서도 건강유지를 위해 꾸준히 운동해 왔다.

로버트 김은 집으로 돌아온 후 각종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건강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가택연금 이후 활동량이 부쩍 줄어 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으며, 오랜 수감생활로 인해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주변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 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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