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여의도 민주노동당사를 방문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얘기를 김혜경 대표가 듣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나라당과의 원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에 'SOS'를 보냈다. 9일 오전 11시 천정배 원내대표, 이종걸 원내 수석부대표 등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은 민주노동당사를 방문해 김혜경 대표와 의원단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원 구성에 대해)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민주노동당과 협력하면 정서적 유대감에 걸맞는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원 구성은 개혁 추진과 밀접한 관계"고 "입법에는 다수파가 필요하다"며 열린우리당 중심의 원 구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는 민주노동당의 개혁 과제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호의적이고 관심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한 "비판은 달게 받지만 양당을 동일하게 비판하지는 말아달라"며 개혁성에 있어 자신들이 한나라당보다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원 구성에 협력" 요청에 민주노동당 "4당 원내대표 회담부터"
민주노동당은 일단 "개혁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원 구성에 대한 협조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의원단은 교섭단체 요건완화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개혁현안을 강조했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민주노동당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정책마련이 급선무"라고 말했고, 조승수 의원단 부대표 역시 "정서적인 유대감이 큰 만큼 (최근) 실망감도 크다"며 비교섭단체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김혜경 대표는 "국가보안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파병에 대해서도 (이라크 침략은) 명분없는 전쟁이라는 게 공론"이라며 이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개혁의지를 요구했다. 김창현 사무총장은 "지금 야당과 부딪히는 것은 민생개혁이 아니라 이해관계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고집을 부려 민생개혁이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이후 열린우리당과의 공조 여부에 대해 "비교섭단체가 배제된 현실에서 협력이 가능하겠냐"며 "4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함께 원 구성을 논의하게 되면 국회 상황을 판단해 국회개혁 방향으로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 심상정 의원실에서 의원단 정례회의를 열고 원 구성 지연에 대한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의원단은 "국회법상 개원 후 3일 이내에 원 구성을 마치도록 하고 있으니 이미 국회는 불법상태"라며 "법률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국회운영 개혁 전반에 대한 감시운동을 펼치고, 당내 '국회개혁 TFT팀'을 구성해 교섭단체 요건 완화 및 회의 구성 등의 규칙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김혜경 대표와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9일 저녁 6시30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만찬을 가진다. 여기서는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 철폐, 빈부격차 해소방안, 재벌정책 등의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다음은 열린우리단 의원단과 민주노동당 대표단 및 의원단과의 대화 내용.
열린우리당 "정서적으로 한 식구... 개혁입법하려면 다수파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