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에서 만난 윤원태 소장이종걸
구리빛으로 그을린 피부에 부리부리한 두 눈. 다부진 체구에서 억세게 내뱉어지는 경상도 사투리. 내가 만난 윤원태 교수의 첫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 토종의 '장승'이었다
대학강단에서 '한국전통유산'과 '전통가옥'에 대해서 강의하는 윤원태 교수를 만나기 위해 그의 '한국전통초가연구소'가 위치한 울산광역시 울주군을 찾아보았다. 넓게 펼쳐진 시골 마을 어귀부터 예쁘게 지어진 흙집들이 기대에 부푼 내 맘을 설레게 했다.
찌는 듯한 바깥 날씨에 상관없이 전통기법으로 지어진 연구소는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전통흙집의 장점이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별다른 온도조절기구가 필요 없거든"
윤원태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한국전통초가연구소'는 한국의 전통가옥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통가옥을 직접 건축하기도 한다. 연구소에 지어진 잔디집, 초가집, 전통기와집 등은 모두가 연구소에서 직접 제작한 것이다.
"저기 저 집 보이지 저게 바로 잔디집이다. 지붕위에 심은 잔디가 살아서 자라난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집이다. 생태건축의 기본이지"
"1990년도였지. 어는 시골마을을 지나가다 다 쓰러진 초가집을 지키고 있는 할머니를 봤어. 순간 안타깝더라고 '아 저 초가집도 할머니와 함께 역사 속에서 사라져 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정희 시절에 주거문화 개선사업으로 초가집들이 순식간에 사라졌거든. 누군가가 연구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윤원태 교수의 말처럼 전통가옥이 사라진지 오래다. 민속촌, 박물관이 아닌 실제 주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