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

아시아 NGO단체 "아시아 단위의 운동연대 모색해야"

등록 2004.06.14 14:31수정 2004.06.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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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시아 민중․사회운동 회의'에 참석한 니콜라 블라 남반구 포커스 대표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아시아 민중․사회운동 회의'에 참석한 니콜라 블라 남반구 포커스 대표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아시아 진보 운동단체의 협력체제 구축이 성사될 수 있을까.

세계경제포럼(WEF)의 서울 개최를 반대하기 위해 동아시아 NGO 단체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오전 9시 고려대에서 열린 '아시아 민중·사회운동 회의'에 참석해 신자유주의 세계화 질서에 맞선 동아시아 민중운동의 새로운 질서창출을 논의했다.

거대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파고에 국민국가 단위로 저항할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의제를 찾아 NGO들끼리 '연대투쟁'을 벌여나가자는 것이 이날 회의의 목적이자 취지였다.

이날 전체토론에는 니콜라 블라 남반구 포커스 대표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소작운동조직인 비아 캄페시나의 인드라 루이비스 대표, 일본 평화포럼의 후쿠야마 신고씨, 인도 여성단체 대표로 자야 발렌카르씨 등이 참석해, '신자유주의와 전쟁에 맞선 아시아 사회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총론발제를 맡은 니콜라 블라 남반구 포커스 대표는 최근 유럽과 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의 균열 현상에 주목하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전세계적 저항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라 대표는 "WTO가 공식적으로 성립된 1995년 이후 신자유주의자들이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한편으로 반세계화 움직임이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들 반세계화 움직임이 정치적 이념에 묶이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전·반세계화 움직임들을 "조직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그렇게 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향후 '반세계화 운동의 세계화'를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또한 블라 대표는 평화와 번영을 주창하는 신자유주의 세력이 내부적 모순에 처하면서 동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고 역설했다. 블라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결집해 침략전쟁에 반대하고 있는 한편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강한 콘센서스를 유지하는 힘이 상실됨으로써 보다 정교한 구체적인 저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수렴시키고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WTO가 전혀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국제적 차원에서, 국내적 차원에서 우리의 운동을 강화시켜나갈 필요가 있고 이것이 바로 세계경제포럼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어 각론발제를 맡은 인드라 루이비스 '비아 캄페시나' 대표는 블라 대표의 발표에 전적인 공감을 표시하면서 "현 시기 가장 큰 문제는 민중의 주권, 국가의 주권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바로 우리들이 연대할 수 있는 적기"라고 동아시아 진보진영의 단합을 요청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들끼리 여러번 만났고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내지는 못했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과 관련해서는 "많은 사람이 국내적 관점에서 논의를 했기 때문"이라고 국가단위의 사고에 대해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미국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군대를 주둔시킴으로써 말라카 해협을 점령하려 하고있다"며 "아시아가 보다 개방적인 토론의 장을 형성하고 광범위한 사회운동의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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